어드밴스드 MR-MUF, HBM 성공 견인
고객과 긴밀한 소통과 협업 강조
이규제 부사장은 5일 SK하이닉스 뉴스룸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리더십을 지키면서 긴밀한 고객 소통·협업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뉴스룸 |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이규제 SK하이닉스 PKG제품개발 담당 부사장이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HBM 1등 신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규제 부사장은 5일 SK하이닉스 뉴스룸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리더십을 지키면서 긴밀한 고객 소통·협업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SK하이닉스가 HBM에서 선도적인 역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누구도 나서지 않은 분야를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1세대 HBM 제품에 TSV 기술을 적용했다. TSV는 여러 개의 D램 칩에 수천 개의 구멍을 뚫고 이를 수직 관통 전극으로 연결해 HBM의 초고속 성능을 구현해 주는 핵심 기술이다.
이규제 부사장은 "TSV는 이미 20여 년 전부터 기존 메모리의 성능 한계를 극복해 줄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았지만, 인프라 구축의 어려움과 투자비 회수 불확실성 등 난제로 누구도 선뜻 개발에 나서지 못했다"며 "우리는 미래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고성능과 고용량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TSV 기술과 적층(Stacking)을 포함한 WLP(Wafer Level Packaging) 기술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2000년대 초반부터 적극적인 연구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처음으로 HBM 시대를 열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리고 회사가 주도권을 잡게 된 시점은 2019년 3세대 제품인 HBM2E 개발에 성공하면서다.
이규제 부사장이 MR-MUF 기술 로드맵을 설명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뉴스룸 |
이규제 부사장은 "HBM을 최초로 개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시장과 고객이 만족할 만한 수준 이상으로 품질과 양산 역량을 끌어올려야 했다"며 "기술 로드맵에 따라 함께 개발하고 있던 MR-MUF(Mass Reflow Molded Underfill) 기술은 신속한 고객 대응을 위해 유관 부서의 리더들이 빠르게 기술 관련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결과를 분석, MR-MUF의 안정성을 검증해 냈다. 경영진과 고객을 설득해 적기에 이 기술을 3세대 HBM2E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세대 12단 HBM3와 5세대 HBM3E 개발에 연이어 성공하며 독보적인 HBM 1등 리더십을 지켜오고 있다. 이규제 부사장은 MR-MUF 기술을 한 번 더 고도화한 '어드밴스드(Advanced) MR-MUF'가 성공의 1등 공신이라고 했다.
12단 HBM3부터는 기존보다 칩의 적층을 늘렸기 때문에, 방열 성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특히, 기존 MR-MUF 방식으로는 12단 HBM3의 더 얇아진 칩들이 휘어지는 현상 등을 다루기 쉽지 않다.
이규제 부사장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회사는 기존의 MR-MUF 기술을 개선한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개발했다"며 "이를 통해 지난해 세계 최초로 12단 HBM3 개발 및 양산에 성공했으며, 이어 올해 3월 세계 최고 성능의 HBM3E를 양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반기부터 AI 빅테크 기업들에 공급될 12단 HBM3E에도 적용되고 있으며, 이후 활용 범위가 더 넓어지면서 SK하이닉스의 HBM 1등 기술력을 더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규제 부사장은 고객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업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품질과 양산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제공했기 때문"이라며 "패키징 개발 조직에서도 고객과 이해관계자의 니즈(Needs)를 빠르게 파악해 제품 특성에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회사 고유의 협업 문화를 더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