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2일 이진숙 위원장 탄핵소추안 가결…취임 이틀 만에 직무정지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그의 업무는 즉시 중단됐다. 사진은 이 위원장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 답변을 하는 모습. /국회=남윤호 기자 |
[더팩트|최문정 기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임 후 이틀 만에 야당의 탄핵을 받아 업무가 정지됐다. 이 위원장은 "방통위원장으로서 거대 야당의 탄핵소추라는 횡포에 당당히 맞서겠다"며 "탄핵소추의 부당함은 탄핵심판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날 오후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방통위원장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돼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표결로 통과되면,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직무가 중단된다. 통상 헌법재판소의 결정에는 4~6개월이 소요된다.
이진숙 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돼 방통위 업무가 마비될 위기에 처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현직 방통위원장에 대한 야권의 탄핵 시도는 이번이 세번째다. 앞서 이동관 전 위원장과 김홍일 전 위원장은 탄핵 표결을 앞두고 자진 사퇴했다. 위원장 업무가 정지돼 공영방송 이사 선임과 미디어 콘텐츠 육성,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후 후속 조치 등의 현안이 밀릴 수도 있다는 것이 퇴진의 이유로 꼽혔다. 이진숙 위원장은 2명의 전임 위원장과는 달리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린다는 전략을 취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지난 2023년 11월 이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부위원장에 대한 세 차례의 탄핵 시도와 세 번의 자진 사퇴가 있었다"며 "전임 위원장·부위원장의 사퇴는 정략적 탄핵으로 인해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가 중단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희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탄핵소추-자진사퇴'의 악순환을 더 이상 지속할 수는 없다. 이제는 악순환을 끝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초유의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탄핵 사태로 인해 방송통신 정책에 공백이 생기는 일이 최소화되기를 바라며,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성실히 임해 방송통신위원회가 하루빨리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방통위에는 김태규 부위원장 1명만이 남았다. 한시 공석이 된 위원장직은 김 부위원장이 대행하도록 한다. 하지만 방통위 의결 정족수가 최소 2명인 만큼, '1인 방통위' 체제로는 개점 휴업이 불가피하다.
한편, 방통위는 지난달 31일 이진숙 위원장 부임과 동시에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한국방송공사(KBS) 이사 7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방송문화진흥위원회(방문진) 이사 6명과 감사 1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부터는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이사 지원자에 대해 국민의견을 받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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