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기존 계열 기재에 '아시아나 계열' 기재 추가 확보
가시권에 들어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발 업계 재편을 앞두고 국적항공사가 기단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가시권에 들어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발 업계 재편을 앞두고 국적항공사가 기단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쟁력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기단 현대화가 필수라는 판단이다. 각 업체는 중장기적으로 전략을 수립해 대비하는 모양새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2일(현지 시간) 판버러 국제 에어쇼가 열린 영국 햄프셔주 판버러 공항에서 스테파니 포트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 등과 B777-9 20대, B787-10 30대(옵션 10대 포함) 도입을 위한 구매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대한항공은 안정적으로 장거리를 운항할 수 있는 고효율 기재 에어버스 A350 계열 항공기 33대와 A321neo 50대 등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A350은 최장 운항 거리가 1만7970km다. 전 세계 초장거리 노선 운항을 B787과 A350이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기단 현대화에 속도를 내는 대한항공의 시선은 합병 이후에 있는 모양새다. 항공기 구매 계약 이후 실제 도입까지 수년 이상이 걸린 점을 고려하면 이후를 감안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재편 이후 차별성을 부각해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전략이다.
도입 기재 특성 중 하나는 '고효율'에 있다. 기존 4발 엔진 항공기는 착륙할 수 있는 공항이 제한돼 있으나 도입되는 쌍발 중대형기는 연료 효율이 뛰어나고 취항지별 수요에 맞춘 적정 크기라는 평가가 있다.
다른 특성은 '수요 충족'에 있다. 수요가 많은 노선에 공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 니즈 분석을 통해 원하는 목적지, 항공여행 재개 시점, 선호 서비스 등을 미리 파악해야 한다"라며 "조금이라도 뒤처진다면 실적과 수익성은 저조해진다"고 했다.
평균 기령을 보면 제주항공은 13.6년, 티웨이항공은 12.7년, 진에어는 13.2년, 이스타항공은 8.6년, 에어부산은 10.2년 등이다.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티웨이항공 |
대한항공처럼 저비용항공사(LCC)도 시선은 항공업계 재편 이후에 있다. 메가 캐리어 등장 이후 예측되는 메가 LCC(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합병 항공사) 등장에 따른 대비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정시성과 안전성이 강화하는 상황에서 기단 현대화는 필수라는 의견도 있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전체 항공기 평균 기령은 11.48년이다. 제주항공은 13.6년, 티웨이항공은 12.7년, 진에어는 13.2년, 이스타항공은 8.6년, 에어부산은 10.2년 등이다. 막 도입된 항공기부터 20년이 넘은 항공기에 대한 평균이다.
국토교통부가 정한 경년항공기 기준 20년에 대부분 미치지 않지만 고효율 등에 주목해 각 업체는 기단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통 LCC 제주항공은 새 기재를 리스가 아닌 '구매 방식'으로 도입해 동체와 엔진, 부품 임차료를 줄이고 환율 변동을 방어하고자 한다.
유럽으로 하늘길을 확장한 티웨이항공은 경영 전략이 장거리 노선에 있는 만큼 A330 계열 항공기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티웨이항공은 B737-800을 신규 도입하고 올해 말까지 총 6기 신규 기재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영 정상화를 넘어 본격적인 도약에 나선 이스타항공은 올해 말까지 15대를 운용한다. 올해 하반기 카자흐스탄 알마티 신규 취항 등을 고려한 조치다. 평균 기령이 제일 낮은 이스타항공은 기재 정비 비용을 절감하면서 수요가 많은 노선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노후화된 항공기를 운항하는 것보다 새 비행기를 들여오는 것이 훨씬 연비가 좋다"며 "대한항공이 합병 이후 기존 계열 항공기와 아시아나항공 계열 항공기를 함께 쓰는 것에 대한 대비 등 기단 현대화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