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산업,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발행사 우위 조건 설정
국민연금공단, 사모투자 위탁운용사로 MBK파트너스·JKL파트너스 등 선정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가 맥쿼리자산운용에 제뉴원사이언스를 7500억원 규모에 매각했다. /IMM프라이빗에쿼티 |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국내 1위 합성의약품 전문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제뉴원사이언스 매각을 완료했다.
◆ IMM PE, 맥쿼리에 제뉴원사이언스 매각···7500억원 규모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제뉴원사이언스 지분 100%를 맥쿼리자산운용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지난 16일 체결했다. 순차입금을 포함한 기업가치는 7500억원, 지분 100% 가치는 6200억원으로 책정됐다.
IMM PE는 2020년 한국콜마의 제약사업부와 콜마파마를 인수하고 사명을 변경해 제뉴원사이언스를 출범시켰다. 제뉴원사이언스는 국내 대부분의 제약사에게 합성의약품 위탁생산(CMO)과 위탁개발(CDO) 서비스를 제공한다.
IMM PE는 적극적인 경영 참여, 운영 개선 활동과 투자 등의 노력을 기울여 제뉴원사이언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 일례로 한국콜마의 사업부였던 회사가 독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조직을 재정비하고 업계 전문가 출신의 신규 임원진을 채용했다. 또한 2021년 경기 동탄으로 중앙연구소를 확장 이전해 연구개발(R&D) 능력을 높였고,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약 350억원의 설비투자도 진행했다.
IMM PE 인수 후 제뉴원사이언스 매출액은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이어나갔다. 지난해 매출액은 3929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회사의 현금창출능력을 나타내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같은 해 635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IMM PE는 해당 매각을 통해 제뉴원사이언스를 인수한지 3년 6개월여 만에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 4호'의 투자금 약 2배를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지난해 로즈골드4호는 에어퍼스트 지분 30% 가량을 블랙록에 약 1조원에 매각했다. 같은 펀드에 담긴 하나투어도 최근 매각 주관사를 선정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펀드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작업이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스틱인베스트먼트, 재원산업에 CB 매입 과정 서 발행사 우위 조건 설정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소재기업인 재원산업이 발행하는 영구전환사채(CB)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발행사 우위 조건을 설정했다. 재원산업의 향후 기업공개(IPO)로 성장성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원산업은 앞 2828억원 규모의 영구CB를 발행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재원산업이 발행하는 영구CB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단행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해당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14.6%의 지분을 갖게 된다.
최초로 설정한 사채 만기일은 2044년 7월 5일까지로 총 20년이다. 그러나 회사의 결정에 따라 만기일을 20년 더 연장할 수 있다. 사채의 표면이자율은 1.5%로 책정했다. 다만 발행일로부터 5년이 지나면 가산금리 조항이 적용돼 8%로 이자율이 상승한다. 이후 매년 1%로 가산된 금리가 적용되고 금리 상한은 연 20%를 초과하지 않도록 설정했다.
해당 CB엔 풋옵션 조건이 제외됐다. 대신 내년 7월 5일부터 CB 전환 청구를 할 수 있다. 전환가격은 1주당 284만4828원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재원산업의 영구 CB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발행사 우위 조건을 설정했다. /더팩트 DB |
워터폴 방식은 따로 적용하지 않아 발행사 우위의 조건이 형성됐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투자 조건을 재원산업에 일정 부분 양보하는 대신에 IPO 시점과 방법을 주도할 권한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최대 5년 안에 IPO를 마무리 지어 성공적인 엑시트를 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보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재원산업은 한국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의 성장 기반하에 높은 실적을 시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간 축적한 정제, 재생, 분산 등 케미컬 기술을 통해 다양한 전자용제를 고순도로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역량에 주목했다"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이번 투자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운용 중인 스틱오퍼튜니티 3호 펀드의 두 번째 투자 사례다. 해당 펀드는 지난해 말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오케스트로를 첫 투자 자산으로 담았고 재원산업과 녹수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전환 등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산업 내 선도기업에 대한 투자를 핵심 투자 전략으로 설정하고 있다.
한편, 재원산업은 이차전지 양극재 제조용 공정소재인 전자용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의 고순도 공정소재 등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다. 주요 고객사로는 삼성SDI와 SK하이닉스 등이 있다. 재원산업은 조달한 투자금을 활용해 이차전지 사업 관련 해외 거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분산돼있는 국내외 핵심 계열사 5개를 산하로 편입해 지배구조를 일원화할 계획이다.
◆ MBK·JKL·프리미어·프랙시스, 국민연금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1조 원을 출자하는 국내 사모투자 분야 위탁운용사로 MBK파트너스와 JKL파트너스, 프리미어파트너스,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 등 4개사가 최종 선정됐다.
국민연금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공모 사업에서 MBK파트너스는 3500억원, JKL파트너스 2000억원, 프리미어파트너스 3500억원,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 3000억원 가량을 각각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출자금액은 다소 조정될 수 있다. 앞서 적격 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됐던 8개 사모펀드 운용사가 프리젠테이션(PT) 경쟁을 벌였으나 VIG파트너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웰투시인베스트먼트,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 등 4개 운용사는 고배를 마셨다.
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는 타 운용사 대비 투자 규모나 실적이 압도적인 우위여서 선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JKL파트너스는 총 1017억원을 투자한지 3년 만에 90%에 달하는 총수익률을 올린 티웨이항공 성과가 주목받은 것으로 관측한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그간 크래프톤, 메디트, SKIET 등에 투자하며 수익을 올렸다. 대표 포트폴리오로 두산로보틱스, 비즈니스온 등을 보유한 프랙시스캐피탈도 2019년에 국민연금 출자를 받았었다.
이번 국민연금 PEF 출자사업은 역대 최대인 1조원 규모로 진행돼 8000억원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해 액수가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한앤컴퍼니, 맥쿼리자산운용,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