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자체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직원의 리뷰작성과 알고리즘 조작을 동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쿠팡이 자체브랜드(PB) 제품에 대한 조직적 리뷰 댓글 작성을 통해 소비자의 판단을 흐리는 등 불공정 행위가 있었다고 시민단체가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4일 오전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 인근 한 카페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쿠팡을 공정위에 신고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서치원 참여연대 공정경쟁분과장(변호사)은 "쿠팡 측은 PB상품을 우선 진열하는 것은 유통업계 관행인데 공정위가 판도를 흔든다고 우려했지만, 오프라인 마트와 달리 온라인 플랫폼에선 검색 순서 자체가 시장으로 구분되는 특성이 있다"며 "새로운 소비 방식에 맞는 새로운 규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측은 쿠팡의 순위 배치 방법을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화된 방법과 리뷰를 통한 방식 등 두가지로 구분했다. 서 과장은 "쿠팡은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검증 방법이 없다"며 "후기의 경우 직원이나 업체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자사 제품 리뷰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의 조사에 따르면 직원들의 리뷰 작성도 있었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한 사람이 40일 동안 마스크 600매, 고양이 모래 900kg, 장갑 630매를 구매하거나 사이즈가 다른 장갑이 모두 '딱 맞았다'고 적은 경우도 있었다"며 "리뷰에는 직원이나 체험단이었다는 내용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PB 방역 마스크에는 평점 5점을 줬던 소비자들이 경쟁사 방역 마스크에는 1점을 줬다"며 "이게 정상적인 소비 행태이고 정상적인 리뷰라고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알고리즘 동원 의혹의 경우 "신고 당시 생수를 검색하면 PB 상품이 제일 먼저 나오는 등 우선 노출 경향을 발견했다"며 "쿠팡은 항상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고 종합적 고려했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팡의 PB제품 운영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김 처장은 "쿠팡이 자사 제품을 베꼈다는 업체들의 제보가 있었으나, 이런 제품들이 굉장한 아이디어를 요하지 않다 보니 현행법 위반 사안으로 보기 어렵다"며 "통상 쿠팡 제품이 기존보다 몇백원부터 몇천원가량 저렴하다"고 말했다.

서 과장은 "플랫폼은 구조적으로 독점적 형태를 향해 흘러가도록 설계돼 있다"며 "플랫폼은 새로운 쇼핑 양식이기 때문에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율규제에 대한 논의도 나오고 있지만 역사상 규제가 자율적으로 이뤄진 사례는 없다"며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이를 포장해 플랫폼에 착한 독점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치게 낭만적이며, 새로운 장치의 설계와 신속한 집행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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