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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시공사' 신세계건설…그룹 수혈에도 곳간 '텅텅'
입력: 2024.06.03 00:00 / 수정: 2024.06.03 00:00

'최대주주' 이마트, 신세계건설 리스크 노출

신세계건설이 유동성 확보와 자금 수요 대응을 위해 6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마트가 이에 대한 자금보충 약정을 제공한다. /더팩트 DB
신세계건설이 유동성 확보와 자금 수요 대응을 위해 6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마트가 이에 대한 자금보충 약정을 제공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신세계건설이 그룹의 지원으로 자금을 수혈했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어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신세계건설은 신세계그룹으로부터 수주한 상업시설 건설을 통해 매출을 내 왔는데, 최근 들어선 그룹발 비중도 줄었다. 건설사로서 자립 경영 기반이 얕은 탓에 수주잔고가 소진되고 있고, 건설원가 상승으로 적자 탈피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신세계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6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신규 발행을 승인했다. 이자율은 7.078%, 만기일은 30년 뒤인 2054년 5월까지다. 신종자본증권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 각각 인수하고, 이마트가 자금보충 약정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증권발행으로 자금을 수혈하면서 신세계건설은 유동성 문제의 급한 불을 끄게 됐다. 발행 대금을 인수하면 부채비율은 기존 807%에서 200% 미만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신세계건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부채의 영향으로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였다. 올해 1분기 기준 신세계건설은 시행사 등에 1조537억원에 대한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원화 단기차입금과 기업어음(CP) 등 단기차입금은 1700억원 규모다.

이에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말부터 사채 발행과 영랑호 리조트 흡수 합병, 레저 사업 부문 영업 양수도 등을 통해 6000억원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이마트의 신세계건설 지분율도 기존 42.7%에서 70.5%로 급등했다. 지분 확대로 이마트도 신세계건설의 유동성 리스크의 영향권에 더욱 노출된 상황이다. 이에 이마트 측은 공시를 통해 "지배력 확대에 따라 신세계건설의 사업 실적이 이마트의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것"이라며 "분양률 부진 등에 따라 시행사의 분양수입금 확보가 원활하지 않은 경우 신세계건설 공사대금 회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세계건설은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부채비율을 800%대에서 200%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팩트 DB
신세계건설은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부채비율을 800%대에서 200%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팩트 DB

치솟은 부채비율은 진정시켰으나, 신세계건설의 수익성 확보 과제는 여전하다. 신세계건설은 특수한 매출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통상 건설사는 토목 공사나 주택 건축을 통해 매출을 내지만, 신세계건설의 경우 유통 사업을 영위하는 그룹사의 특성에 따라 상업시설 건축을 통한 매출 비중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신세계그룹발 발주 물량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룹발 매출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발주처별 매출 비중은 스타필드수원 19%, 신세계 11%였고, 사업 부문별로는 상업시설 건축의 매출이 전체의 68% 수준이었다. 올해에는 1분기 기준 그룹발 매출 비중은 15%가량으로, 3개월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상업시설 건축의 매출 비중도 51%로 내렸다.

실제 회사는 현재 '신세계경기점20RM공사'(764억원), '신세계강남점23RM공사'(1207억원), '스타필드청라1단계'(831억원), '구월트레이더스'(848억원) 등의 공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이들 공사는 모두 내년 안에 납기가 끝난다.

회사의 매출 곳간인 수주잔고도 줄고 있다. 1분기 말 회사의 수주잔고는 1조9751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 1조5026억원의 1.3배에 불과하다. 통상 수주잔고로 2~3년 치 일감을 확보한 경우를 충분한 수치로 본다. 전년 동기 2조3672억원과 비교해도 잔고가 20%가량 감소했다.

이에 더해 신세계건설은 손해 보는 장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매출원가가 매출액을 넘어섰다. 영업손실은 이보다 앞선 2022년부터 시작됐다. 영업손실은 2022년 1204억원에서 지난해 1878억원으로 약 60% 늘었다. 매출이 늘었지만, 건설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원가율을 잡지 못해 손실이 난 것이다.

그룹사 발주 물량이 있는 건설사라도, 그룹사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 안정적인 먹거리 창출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견해가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그룹사가 반도체나 자동차 사업을 하는 경우 공장 신규 라인 건설이 지속적으로 나와 계열사인 건설사에 안정적인 수익원이 되지만, 유통업계에선 이같은 구조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다만 그룹사의 자금수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워크아웃이나 부도 위기에선 비교적 자유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추가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적 부담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며 "경영 여건이 안정화되는 만큼 수익성 높은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수주하는 등 본격적으로 실적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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