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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상승에 은행권 '안도'…배상 규모 축소될까
입력: 2024.05.30 10:57 / 수정: 2024.05.30 10:57

홍콩H지수 6600선까지 회복…7000선 회복 기대감도

홍콩H지수가 최근 반등세를 보이면서 은행권의 ELS 배상금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모임 회원들이 3월 15일 오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앞에서 열린 대국민 금융 사기 규탄 집회에서 투자 원금 전액 배상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뉴시스
홍콩H지수가 최근 반등세를 보이면서 은행권의 ELS 배상금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모임 회원들이 3월 15일 오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앞에서 열린 '대국민 금융 사기 규탄 집회'에서 투자 원금 전액 배상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수가 가파르게 반등함에 따라 향후 관련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은행권에서는 안도의 한숨이 나오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콩H지수는 전일 6686.13으로 마쳤다. 지수는 지난 1월 22일 4943.24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책에 따른 중국판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회복세에 들어섰다. 특히 지난 20일에는 6964.99까지 오르며 7000선을 넘보기도 했다.

H지수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국내 은행들은 한시름 덜게 됐다. H지수의 이같은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오는 7월부터 만기가 도래한 ELS 계약 건부터 손실 가능성이 낮아 은행의 배상액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ELS는 주가 지수에 따라 손실액이 확정된다. ELS 상품의 경우 기초로 삼는 주가지수의 방향성에 따라 손익이 정해지는데, 녹인형(knock-in)과 노녹인형(no-knock-in)으로 구분된다.

상품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녹인형의 경우 가입 기간에 한 번이라도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시점보다 50% 이하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원금을 회복하려면 지수 가입 시점보다 70% 이상을 회복해야 한다. 녹인 미발생 시 통상 50%인 녹인 기준을 넘으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노녹인형은 지수 변동과 상관없이 만기 시점에 지수가 가입 시보다 65% 이상이면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가입 당시 H지수가 1만이었다면 노녹인형의 경우 만기 시점에 6500만 넘어도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 지수가 1만일 때 녹인형 상품에 가입한 경우에는 7000까지는 올라야 원금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H지수가 2022년 4900대까지 떨어진 바 있기 때문이다.

홍콩H지수가 6600선까지 회복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7000선까지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홍콩H지수가 6600선까지 회복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7000선까지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는 H지수가 7000을 넘어설 경우 하반기 만기 도래하는 상품에 투자한 사람들이 손실을 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3년 만기를 맞고 있는 ELS 가입 시기인 2021년 홍콩H지수는 상반기 1만~1만2000대 수준이었고, 하반기엔 1만 선을 밑돌았다. 즉, 하반기에 홍콩 ELS를 가입한 투자자의 경우 만기 당기 H지수가 6500~7000선까지만 오른다면 손실을 피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은행권의 배상금도 대폭 줄어들 수 있게 되며, 이는 실적 기대감으로 연결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홍콩 ELS 자율배상을 위해 총 1조6550억원을 충당금 형태로 1분기 실적에 반영했는데, H지수 반등으로 손실이 줄어들 경우 ELS의 수익상환이 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홍콩 H지수 ELS와 관련한 충당금은 1분기에 보수적으로 충분히 쌓았다"며 "지수가 7000선을 넘길 경우 ELS 상품 손실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 경우 수익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H지수의 전망은 엇갈렸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이 과거 밸류에이션 수준까지 회복하면 홍콩H지수가 7500까지 오른다는 단순 계산이 가능하다"며 "지난 17일 종가 기준 홍콩H지수는 연초 대비 20% 올라 경기 정상화를 대부분 반영했다. 해외증시가 쉬어가고 있고, 정책 기대가 이어질 것이란 점에서 포모(FOMO·수익소외우려)가 형성되며 지수는 7500선까지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홍콩 증시의 반등은 밸류에이션 리바운드에 머물 것"이라며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공급 과잉에 의한 구조적인 이슈로서 단기 내에 해소하기 어렵고 정부의 재정 부담에 따라 경기 부양의 수단 또한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돼 주식시장의 상승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평가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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