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 "상권 특성 반영 68개 점포부터"
업계 "본업 경쟁력 강화, 수익성 개선 흐름도 주목"
이마트가 다음 달 1일부로 전국 68개 점포 영업종료 시간을 오후 10시에서 오후 11시로 1시간 늘린다. 왼쪽 상단 사진은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이중삼 기자·이마트 |
[더팩트|이중삼 기자] 이마트가 다음 달 1일부터 전국 68개 점포 영업종료 시간을 오후 10시에서 오후 11시로 1시간 연장한다. 지난해 4월 인건비·난방비 등 고정비용 절감을 위해 단축 영업에 나선지 1년여 만이다. 이는 이마트가 오프라인 점포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가 본업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강조한 만큼, 이와 맞물린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22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4월부터 전 점포를 대상으로 인건비·난방비 등의 비용절감을 위해 1시간 단축 영업을 해온 방침을 다시 원래대로 변경한다. 다만 전 점포가 아닌 68개 점포만이다. 영업시간을 늘리는 점포는 이마트 월계점, 청계천점, 은평점, 목동점, 영등포점, 구로점, 가든5점, 죽전점, 용산점, 왕십리점, 연수점 등이다.
68개 점포만 시행하는 이유에 대해 이마트 측은 '고객의 수요'를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 쇼핑 편의 차원에서 상권 특성을 감안해 선정된 68개 대형 점포의 영업시간을 우선 조정하기로 했다"며 "나머지 60여 개 점포의 영업시간 연장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리하면 고객 수요가 많은 점포들 위주로 영업종료 시간을 늘린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해보다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늘어난 상황이지만, 이러한 결단을 내린 배경에는 한채양 대표이사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본업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기 때문이다.
◆ "영업종료 시간 연장, 결국 '수익성 개선'"
이마트는 다음 달 1일 영업종료 시간 연장을 앞두고 해당 점포에 관련 내용을 공지하고 있다. 이마트 은평점에 걸려 있는 공지 현수막 /이중삼 기자 |
지난해 11월 9일 신세계 남산에서 열린 '이마트 30주년 기념식'에서 한 대표는 "모든 물·인적 자원을 본업 경쟁력을 키우는 일에 쓰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 연초부터 '가격 파괴' 선언을 한 데 이어 각종 할인 행사를 추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를 토대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급증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471억원으로 전년(137억원) 대비 245% 늘었다. 같은 기간 순매출액은 7조20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올해 더 인건비 등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이마트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결국 수익성 개선을 위한 행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 성장세가 두드러진 점도 영업종료 시간을 늘린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 지난해 기준 1인 평균 급여는 남성 6500만원, 여성 3700만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5%, 5.7% 늘었다. 인건비는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이마트는 고정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에너지 절약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오픈냉장 쇼케이스 문 설치, 태양광 등 일부 점포를 시작으로 에너지 절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점포와 물류센터별 전력사용데이터를 수집해 과거 사용량 분석, 미래 에너지 사용량을 인공지능으로 예측함으로써 에너지 절약에 힘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