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우려에 건설사 신용도 하락
올해 초부터 이어진 건설업 '4월 위기설'은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수익성 악화에 따른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연초부터 건설사들의 무더기 도산 사태가 벌어질 것이란 이른바 '4월 위기설'이 일었지만, 정작 건설업계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건설업계의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어두운 사업 전망은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집계 결과 이날까지 접수된 건설종합공사업체 폐업 신고건수는 51건으로, 전월보다 1건 증가하는데 그쳤다. 건설사 폐업 신고는 올해 들어 꾸준히 늘고 있다. 폐업 신고 건수는 1월 41건에서 2월 43건, 3월 50건 등으로 증가했다. 이달에도 증가 추세는 이어졌으나, 증가폭 자체는 크지 않았다.
당초 4월 위기설은 건설업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금융권의 우려가 커지면서 불거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 10일 진행된 총선과 금융권의 우려를 고려해 4월 위기설을 일축해 왔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달 초 4월 위기설에 대해 "위기 상황을 과장해 묘사한 것 아닌가 싶다"며 "PF가 작은 자기자본을 갖고 움직이다 보니 구조적으로 안전하지 않아 대출로 대출하는 브릿지 론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가 있는 PF 사례가 있더라도 전체 시장 쇼크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해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역시 지난달 "4월에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위기에 대해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기준금리 변동이 없었는데도 금리 환경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건설 관련 제도적인 변화 등을 통해 규제의 합리적 개편과 관결합된 금융 시장의 안정화 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GS건설·신세계건설·한신공영·대보건설 등 4개 건설사의 신용등급이 내리거나 등급전망이 햐향 조정을 받았다. /더팩트 DB |
다만 건설업의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금융권의 전망이 짙어 건설사들의 신용도 하락은 불가피한 모습이다. 올해 들어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거나 향후 등급전망이 내린 건설사(신용등급 BBB- 이상)는 GS건설·신세계건설·한신공영·대보건설 등 4개 업체다. 이들 업체의 경우 업황 악화와 실적부진이 맞물려 신용등급이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GS건설의 경우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이 모두 내렸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2월,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연말 각각 신용등급을 모두 'A+'에서 'A'로 조정했다. 업황과 실적 악화와 함께 지난해 발생한 인천 검단아파트 붕괴사고가 겹악재로 작용했다. 해당 사고로 받은 영업정지 행정처분은 집행정지된 상태지만 사업경쟁력이 악화 우려는 잔존하는 상황이다.
손실이 불어난 신세계건설도 한신평과 한기평의 신용등급이 기존 A에서 A-으로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신세계건설은 1877억8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120억4200만원에서 15배가량 손실이 급증했다. 한신공영과 대보건설도 한신평과 한기평으로부터의 신용등급 전망이 모두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업계에선 4월 위기설은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연내 건설업계의 업황 악화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금융권과 건설업계가 사업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리스크가 부풀려지며 '4월 위기설'까지 나오게 된 것 같다"며 "우려와 달리 업계에 큰 변화는 없었으나, 경제침체 지속과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 등으로 한동안 중소 건설사 폐업과 자금 조달 비용 증가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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