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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방경만, 취임 후 첫 해외 행선지 '인니' 선택한 이유 [TF초점]
입력: 2024.04.30 00:00 / 수정: 2024.04.30 00:00

해외 최대 생산거점 조성 "핵심 성장 동력"
인니, 거대 내수시장 가진 세계 인구 수 4위


방경만 KT&G 사장은 취임 후 첫 해외 경영 행선지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 인도네시아를 회사 수출 사업의 주요 허브로 삼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더팩트 DB·KT&G
방경만 KT&G 사장은 취임 후 첫 해외 경영 행선지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 인도네시아를 회사 수출 사업의 주요 허브로 삼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더팩트 DB·KT&G

[더팩트|이중삼 기자] 방경만 KT&G 사장이 취임 후 첫 글로벌 현장 경영에 나섰다. 행선지는 인도네시아(인니)다. 방 사장은 지난 26일 인니에서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를 위한 인니 2·3공장 착공식과 사내독립기업(CIC) 자카르타 아태본부를 잇달아 방문했다. 첫 행선지로 인니를 선택한 이유는 회사의 중장기 비전 달성을 위한 핵심 성장 동력 국가로 판단해서다. 이 회사는 인니를 해외 최대 생산거점으로 조성하고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KT&G에 따르면 새롭게 짓는 인니 2·3공장은 19만㎡ 규모의 부지에 연간 210억 개비의 담배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기존 공장을 포함해 연간 약 350억 개비를 생산하는 해외 최대 생산기지를 구축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6년 첫 가동이 목표다.

이번 인니 2·3공장 건립은 회사가 지난해 1월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상상플래닛에서 열린 '미래 비전 선포식'을 통해 밝힌 성장투자의 일환이다. 회사는 '글로벌 탑 티어 도약'이라는 중장기 비전과 함께 전자담배(NGP)·해외궐련(글로벌CC)·건강기능식품을 3대 핵심사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해외 사업 역량 강화로 오는 2027년 글로벌 매출 비중을 50% 이상, NGP·건기식 등 비궐련 사업 매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앞서 KT&G는 지난해 9월 인니 투자부와 인니 동자바주에 수출 전초기지인 신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 지원 협약을 맺었다.

방 사장은 착공식에서 "회사는 글로벌 톱 티어 도약이라는 중장기 비전을 선포하고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며 "인니는 아시아·태평양, 중동시장을 대상으로 한 회사 수출 사업의 주요 허브로서 중장기 비전 달성을 위한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열린 인니 2·3공장 착공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KT&G
지난 26일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열린 인니 2·3공장 착공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KT&G

◆ 회사 수익성 과제…3대 핵심사업 성장 박차

KT&G가 인니를 핵심 성장 동력 생산기지로 삼은 이유는 내수시장 성장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8월 발표된 KDI 글로벌 비즈니스 리포트 '왜 지금 인도네시아인가'에 따르면 인니는 유망한 거대 내수시장을 가진 나라다. 올해 기준 인니 인구는 2억7979만명으로 인도, 중국, 미국에 이은 세계 4위다. 유엔에 따르면 인니 인구는 오는 2045년까지 약 20.2% 증가해 3억2000만명의 초거대 내수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인니의 실질 GDP 성장률을 5.1%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예측치인 5.2%보다 낮은 수치이지만 G20 기준으로는 여전히 인도(6.1%)에 이어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OECD는 인니가 국제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여겨지고 있다고 밝혔다.

인니가 세계 시장에서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만큼, 이 회사도 이 나라를 글로벌 성장 동력 전초기지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방 사장의 올해 가장 큰 과제는 수익성 회복이다. 지난 2020년 이후 지난해까지 영업이익은 내리막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 영업이익은 1조3383억원(2021)→1조2676억원(2022)→1조1673억원(2023)으로 3년 연속 줄었다. 방 사장은 3대 핵심 사업을 키워 수익성을 회복한다는 목표다.

3대 핵심사업 성장세는 나쁘지 않다. KT&G에 따르면 지난해 3대 핵심사업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4% 늘었다. 건기식 사업부문 경우 해외 매출 확대에 따라 수익성이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2.6%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영업이익이 7.9% 줄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3대 핵심사업의 성과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방 사장이 회사에서 글로벌 사업 전문가로 활동해왔다는 점에서 올해 해외 사업에 성과를 더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2015년 2월부터 2021년 부사장으로 승진하기 전까지 글로벌본부장을 맡은 방 사장은 회사 수출 국가를 기존 40여 국에서 100여 개 나라로 늘리는데 일조한 글로벌 사업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 1998년 KT&G 전신 한국담배인삼공사에 입사해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정통 'KT&G맨'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본부장 재임 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사상 최초로 해외 궐련사업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며 "또 총괄부문장으로서 3대 핵심사업 중심의 중장기 성장전략 추진을 주도해왔다. 국내외 자본시장에서 회사의 글로벌 탑 티어 도약을 이끌 최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KT&G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니 외에도 카자흐스탄에도 유라시아 권역 수출용 담배를 생산하는 신공장을 짓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전공장에 전자담배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등 국내외 수요 증가에도 대응 중이다. 최근에는 조직개편에 나서 아태본부·유라시아본부를 CIC 체제로 전환하고, 해외 권역별 본부에 부사장급 임원을 전진 배치하며 글로벌 시장의 공격적 확대와 수익성 제고에 나섰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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