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아파트값, 일부 지역 올라
'반도체' 용인, '서울편입' 김포
고양·여주, GTX 호재 효과 '톡톡'
올해 1분기 서울을 비롯한 전국적인 부동산 침체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호재가 있는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나타났다. /박헌우 기자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올해 1분기 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부동산 침체기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고양 덕양구, 용인 처인구, 김포 등 각종 호재가 있는 일부 수도권 지역에선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 각각 반도체 클러스터와 서울 통합 추진으로 호재가 있는 지역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이 지나는 지역의 아파트 가격도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고양시 덕양구 아파트 가격은 1분기 누계 0.58% 오르면서 수도권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연말 덕양구 대장동에 들어서는 GTX-A 노선 '대곡역' 호재에 따른 효과다. 현재 대곡역은 서울 지하철 3호선, 경의중앙선, 서해선이 지나고 있다. 여기에 GTX-A가 개통되면 총 4개 노선이 지나게 된다.
교통 호재에 비하면 아파트 가격은 낮은 편이다. 덕양구 아파트의 평균 매매 가격은 3월 기준 5억1110만원이다. 서울 평균 10억5134만원, 수도권 평균 6억6405억원보다 훨씬 저렴하다. 기존 아파트 가격이 높지 않은 만큼 상승폭도 크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용인시 처인구 아파트 가격이 올해 1분기 0.14% 오르면서 수도권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같은 기간 아파트값뿐 아니라 지가도 작년 말보다 1.59% 급등했다. 수도권 평균(0.56%)의 두 배 이상 높은 상승세다.
이곳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처인구 일대 415만6135㎡(약 126만평) 부지에 50개 이상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업체가 모인 클러스터를 만드는 사업이다. 사업비 3조5000억원으로 반도체 4개 펩(Fab)과 함께 각종 인프라와 주거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용인처럼 반도체 호재가 있는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과거 세종, 동탄, 판교, 광교 등지에서 나타났던 것과 비슷한 추세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주택 매입 여력이 아파트 가격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광교, 동탄, 판교 아파트 가격은 서울 '마용성' 지역 못지않은 수준"이라며 "용인 등 기존 아파트 가격이 다소 높지 않은 곳들은 향후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반도체 클러스터(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인 용인시 처인구의 아파트 가격이 올해 1분기 누계 0.14% 올랐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진행 중인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 모습. /뉴시스 |
서울 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김포 아파트 가격도 1분기 누계 0.05% 올랐다. 서울시와 김포시는 '김포서울통합 공동연구반'을 구성해 자체 연구를 진행 중이다. 김포시가 서울에 포함될 경우 발생하는 각종 위임 사무와 재정변화를 분석하기 위한 연구다.
이외에 GTX 호재가 있는 경기 여주시(0.07%)와 인천 서구(0.14%) 아파트 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렸다. 정부가 연초 공개한 GTX-D· 노선이 지나는 지역이다.
올해 들어 종 호재가 있 지역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반전됐지만, 전국적인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여전하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가격은 0.59% 내렸다. 수도권(-0.60%)과 지방(-0.57%)이 비슷한 수준의 낙폭을 나타냈다. 서울은 0.33% 내리면서 낙폭이 수도권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부동산 시장 전반의 하락 추세는 당분간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당장 아파트 매매시장에 큰 변화가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환율과 유가 급등 문제로 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지면 비인기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추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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