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연맹, 20개 제품 시험…'틈새소스' 캡사이신류 함량 가장 많아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들이 매운맛 소스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맹은 시중 판매되는 국내 11개 제품, 수입 9개 제품 등 매운맛 소스 총 20개 제품의 품질 평가를 실시했다. /최지혜 기자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매운맛 소스의 제품별 캡사이신류 함량이 최대 200배 이상 차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캡사이신은 고추에서 추출되는 화합물로, 매운 맛을 내는 성분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시중 판매되는 국내 11개 제품, 수입 9개 제품 등 매운맛 소스 총 20개 제품의 품질 평가를 실시했다고 18일 밝혔다. 평가는 매운맛 정도, 영양성분 등 품질과 대장균군, 타르색소, 보존료 등 안전성에 대한 시험을 통해 이뤄졌다.
제품별로 나트륨, 당류, 캡사이신류(캡사이신·디하이드로캡사이신) 함량 차이가 컸다. 특히 캡사이신류 함량은 제품 간 최대 274배 차이가 있었다.
함량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를 나타내는 표시가 없어 소비자가 제품의 매운맛 정도를 확인할 수 없다. 고추장의 경우 5단계로 매운맛을 표기하고 있다. 라면의 경우 스코빌지수를 적용한 제품이 많다. 스코빌 지수는 캡사이신의 농도를 계량화해 매움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지수다.
조사 대상 제품 가운데 캡사이신류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틈새소스'(팔도)로 확인됐다. 두번째로 함량이 높은 '고맙당 저당 핫불닭소스'(특별한맛)보다도 캡사이신류 함량이 두배 이상 많았다. 이 제품은 당류와 나트륨 함량 역시 각각 5번째, 4번째로 높았다.
캡사이신류 함량이 가장 낮은 제품은 '제이-렉 스리라차 소스'(천하코퍼레이션)로 확인됐다. 이어 '데일리 핫칠리소스'(이마트), '벨라 핫 양념치킨소스'(벨라푸드), '타이핫칠리소스'(대상) 등 제품의 캡사이신류 함량이 낮았다.
이향기 한국소비자연맹 부회장은 "매운맛은 개인의 기호에 따라 느껴지는 정도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매운맛이 강한 경우, 설사, 속쓰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식품 본연의 맛을 가릴 수 있어 매운맛 정도를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는 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 20개 제품 가운데 캡사이신류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틈새소스'(팔도)로 조사됐다. /공정위 |
제품 100g만 섭취하더라도 세계보건기구(WHO)의 나트륨 1일 권장 섭취량(2000mg)을 넘기는 제품도 있었다. 이같은 제품은 '진돗개핫소스'(네키드크루), '스리라차핫칠리소스'(미성패밀리), '만능 마라소스'(빽쿡), '틈새소스', '리고 루지아내 엑스트라 핫소스'(훼밀리인터네셔날) 등 5개로 조사됐다. 반면 '벨라 핫 양념치킨 소스'와 '타바스코페퍼소스' 등 제품은 함량이 가장 낮았다. 제품별 나트륨 함량은 최대 51배 차이가 났다.
대다수 제품들이 당류 함량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저당을 광고하는 '고맙당 저당 핫불닭소스', '벨라 핫 양념치킨 소스', '비비드키친 저당 마라소스', '킬로리 매운양념 치킨소스'(킬로리) 등 4개 제품의 100mg당 당류 함량은 최대 2.4g 수준으로 낮았다. 저당제품의 경우 모두 알룰로오스와 같은 감미료를 통해 단맛을 내고 있다.
당류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데일리 핫칠리소스'로, 함량이 가장 낮은 '타바스코페퍼소스'와 최대 353배의 차이가 났다. 또 '리고 루지애나 엑스트라 핫소스'의 경우 당류가 검출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소스류는 한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지는 않지만, 하루 권장 나트륨 섭취량을 넘기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며 "또 영양성분 표시가 의무는 아니지만 칼로리나 나트륨 함량의 경우 소비자가 민감한 정보이므로 표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wisdo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