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빙 인수한 UCK, 인수 첫해 배당으로 투자금 20% 회수
글랜우드PE, CJ올리브영 인수 지분 일부 재매각 합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지난 2일 기관투자가(LP)를 대상으로 MBK파트너스의 비전과 아시아 사모펀드시장의 전망 등이 담긴 '2024 연례서한'을 보냈다. /MBK파트너스 |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기관투자가(LP)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MBK파트너스의 투자 성과와 청사진을 공개했다.
◆ MBK파트너스, 지난해 36억달러 투자 집행…"성공적 한 해"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병주 회장은 지난 2일 발표한 '2024 연례서한'에서 "지난해는 앞선 두 해의 투자 규모와 마찬가지로 역대급 투자 규모였다"며 "펀드레이징,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의 가치창출 등 측면에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고 자평했다.
연례서한에 따르면 지난해 MBK파트너스는 공동투자금 포함 36억달러(약 4조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또 사모펀드사의 실적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되는 투자 회수(자산 실현) 규모도 지난해 4억달러(약 54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6호 바이아웃펀드 역시 기존의 출자자가 다시 출자하는 등 35억달러(약 4조5900억원) 규모로 첫 번째 클로징을 마쳤다.
김병주 회장은 아시아 사모펀드 시장에서 한국이 갖는 위치와 한국 시장에 대한 자신의 견해도 밝혔다. 특히 한국은 기업의 매각 사례가 늘어나 인수합병(M&A) 기회가 늘었지만, 사모펀드 시장에서도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가 적용돼 저평가받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다는 설명이다.
김병주 회장은 "한국은 겉에서 보이는 것보다 더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시장이다. 최근 설립자의 승계 사안으로 사이즈가 크지만 비재벌인 기업의 매각 건수가 점차 증가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서의 기회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은 역사적으로도 기업지배구조가 약하다고 인식되는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붙어 거래돼 왔다. 글로벌 피어 그룹들과 비교했을 때도 한국 기업 투자는 평균 25% 할인된 가격에서 진행되는 등 여전히 투자 가치를 보유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일본과 중국 사모펀드 시장에 대한 평가도 남겼다. 일본 사모펀드 시장은 최근 활황을 거듭하고 있고, 중국은 많은 운용사들이 비중을 축소하는 추세다.
김병주 회장은 "일본 사모시장 활황은 2015년 아베노믹스 일환으로 도입된 기업 지배구조 헌장과 주주 행동주의 발현이 동시에 수반되면서 나타났다. 도시바가 152억달러에 일본 PEF인 로컬 GP 컨소시엄에 매각된 것이 기념비적 사례"라며 "중국 정부가 적극적이고도 신중한 재정, 통화 정책 프로그램을 추구하고 있지만, 아직 주식시장은 기를 펴지 못하고 있고 프라이빗에쿼티(PE) 딜 플로우도 소량이다. 많은 운용사들이 중국 비중을 줄였으나, 이는 중국이 주도한 챕터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도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공차코리아를 인수했다가 10배 넘는 엑시트로 성공적인 평가를 받은 UCK파트너스가 설빙 역시 인수 첫해부터 투자금 일부를 회수한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
◆ UCK파트너스, 설빙 인수 첫해 배당금 300억 수령
지난해 디저트 카페 설빙을 인수한 국내 PEF사 UCK파트너스가 인수 첫해 약 300억원의 배당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UCK파트너스는 지난해 설빙을 통해 302억2755만원을 배당받았다. 배당률은 52215.51%이며, 인수 당시 투자금의 20%에 달한다.
UCK파트너스가 지난해 수령한 배당금은 설빙이 한 해 동안 따낸 영업이익의 약 2.7배에 달한다. 설빙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6% 오른 109억2244만원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4.44% 늘어난 101억2352만원을 기록했고, 매출 역시 2.3% 오른 261억896만원으로 집계됐다.
UCK파트너스는 지난해 8월 약 1300억원을 투자해 설빙 지분 100%를 사들였다. 앞서 카페 프렌차이즈인 공차코리아를 240억원에 인수했다가 5년 후 3500억원에 매각한 것처럼 성공적인 투자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글랜우드PE, CJ올리브영 인수금 일부 회수 전망
3년 전 CJ올리브영 지분 22.6% 인수했던 국내 PEF사 글랜우드PE가 CJ올리브영에 인수 지분 일부를 재매각한다.
CJ올리브영과 글랜우드PE는 최근 지분 11.3% 재매입을 합의하고 이르면 내달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CJ올리브영의 재매입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글랜우드PE는 지난 2021년 올리브영 지분 22.6%를 인수했다. 당시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1조8000억원대로 인수금은 4100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그러나 올리브영은 이후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연 매출 3조8000억원대 회사로 성장했다. 이에 글랜우드PE의 이번 CJ올리브영 지분 일부 재매각이 인수 당시 규모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CJ올리브영은 지분 51.15%를 보유한 CJ그룹 지주사 CJ가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글랜우드PE는 특수목적법인 코리아에이치앤비홀딩스를 통해 22.6%를 보유한 2대주주다. 이재현 CJ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는 CJ올리브영 지분 11.04%를 보유해 개인 기준 최대주주에 올라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