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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이복현-은행장 'ELS 회동', 이복현 "나중에"…은행장 '묵묵부답'
입력: 2024.03.18 20:19 / 수정: 2024.03.19 07:33

18일 이복현-은행장, 당국 ELS 조정안 발표 후 첫 만남
정문 앞서는 '홍콩 ELS 피해자 모임' 집회 열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 지하 주자창에서 국내 은행장들과 비공개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로 이동하고 있다. /명동=이한림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 지하 주자창에서 국내 은행장들과 비공개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로 이동하고 있다. /명동=이한림 기자

[더팩트|명동=이한림·이선영 기자] 금융 당국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분쟁 조정안을 발표했지만, 은행권과 투자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금감원장)과 국내 주요 은행장들이 조정안 발표 후 처음으로 만남을 가져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관심을 모았다.

18일 오후 5시 20분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 14층 회의실에서 은행연합회 정기 이사회와 정례회의가 열렸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김성태 기업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등 국내 11개 은행장들은 5시 10분부터 차례대로 이사회 장소로 입장했다.

먼저 은행장들은 근심 가득한 표정을 유지하면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ELS 사태와 당국의 분쟁 조정안 등에 대한 견해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회의실로 들어갔다. 정례 회의를 마친 후 금감원장과 비공개 만찬을 위해 같은 건물 16층 뱅커스홀로 이동할 때 역시 입을 열지 않았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5시 50분께 은행연합회 건물로 들어왔다. 이 원장도 은행장들처럼 정문을 거치지 않고 지하 2층 주차장을 통해 입장했으며, 취재진과 주차장에서 만났지만 ELS를 언급하진 않았다. 이 원장은 "나중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으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과 은행장들은 6시부터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이들은 만찬 직전 만난 자리에서 서로 악수하며 가볍게 인사했고, 취재진은 만찬 시작 후 문이 닫히면서 입장이 제한됐다. ELS 분쟁 조정안 발표 이전부터 마련된 자리이지만 ELS 사태가 업계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만큼 이날 자리에서 주된 논의가 오갈 것으로 전망됐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 김성태 기업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등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연합회 정기 이사회와 정례 회의를 마치고 이복현 금감원장과 비공개 만찬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명동=이선영 기자
이재근 KB국민은행장, 김성태 기업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등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연합회 정기 이사회와 정례 회의를 마치고 이복현 금감원장과 비공개 만찬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명동=이선영 기자

다만 만찬 이후에도 금감원장과 은행장들은 말을 아꼈다. 이 금감원장은 7시 30분 은행장과 만찬을 마치고 나온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늘 한국경제의 성장률 제고와 관련된 은행의 역할, 은행업에 대해 주로 하고 짧은 현안 보고 후에 금융 산업, 은행업이 국가 성장률에 기여할 수 있는 어떤 고민을 해야 할지 식사하면서 얘기했다"며 "궁금하신 (홍콩 ELS) 현안과 관련해서는 이번 주, 다음 주 이사회나 주주총회가 있기 때문에 각 기관의 입장이라든가 과정에서 저희와의 소통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은행장들에게 얘기를 꺼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은행장들은 답변하지 않고 자리를 빠져나갔다.

◆ ELS 투자자들, '홍콩 ELS 피해자 모임' 집회 열어

업계에서는 당국의 ELS 분쟁 조정안과 관련한 금감원과 은행권의 향후 판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국이 밝힌 조정안대로 배상이 진행된다면 피해 규모에 따라 최대 수조원대의 배상금이 지급될 수 있어 각계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ELS 판매사인 은행권에서는 투자자들에게 당국의 조정안대로 자율 배상을 실시하면 손실 배상에 따른 배임 소송이 열릴 때 불리할 여지가 있어 문제를 제기해 왔다.

배상 규모와 비율도 잡음을 내고 있다. 조정안에 따르면 은행은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의 배상금을 투자자에게 물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배상금 지급으로 인한 수익 감소는 곧 배당 여력 축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주주 입장에서도 반발이 심화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자들의 반발도 격화될 조짐이다. 이 원장과 은행장들이 이날 ELS 조정안 발표 후 처음 만난 곳에서 ELS 투자자들은 같은 시간 '홍콩 ELS 피해자 모임' 집회를 열고 계약 원천 무효를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집회에는 양정숙 개혁신당 국회의원도 참석했으며, 이들은 당국 배상안이 과거에 비해 크게 후퇴해 투자 손실을 제대로 보상하지 않고 있다고 규탄하면서 원금 전액 배상을 요구했다.

홍콩 H지수 ELS 상품 가입자들로 구성된 홍콩 H지수 ELS 피해자 모임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 앞에서 H지수 ELS 계약 원천 무효 은행연합회 기자회견를 열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명동=이선영 기자
홍콩 H지수 ELS 상품 가입자들로 구성된 '홍콩 H지수 ELS 피해자 모임'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 앞에서 'H지수 ELS 계약 원천 무효 은행연합회 기자회견'를 열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명동=이선영 기자

길성주 홍콩 ELS 피해자 모임 위원장은 "시중은행 경영진과 직간접 판매 가해자, 금융 당국이 비윤리적 비도덕적 불법적 행정으로 인해 대한민국을 '금융후진국'으로 역행하는 사태를 만들어버렸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에게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이복현 금감원장은 현재 분쟁조정기준안을 철회하고 조속히 원칙대로 재조사할 것을 촉구한다. 요구가 받아들이지 않을 시 현 사태의 직간접 가해자들에게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11일 기본배상비율을 20~40%로 하고 투자자별 상황과 금융사의 책임에 따라 배상비율을 가감하는 내용의 '홍콩 H지수 ELS 배상조정기준안'을 발표했다. 판매사인 은행 피해자들은 금감원의 이 같은 기준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은행들이 원금을 전액 보존해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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