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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가 문제다⑪] 신풍제약 주가·실적 추락하는데…오너 2세 장원준 재판 중
입력: 2024.03.18 00:00 / 수정: 2024.03.18 00:09

장원준 전 대표, 1심 징역 2년 6개월…항소심 집중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실패…주가·매출 ↓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장원준 신풍제약 전 대표이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더팩트DB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장원준 신풍제약 전 대표이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더팩트DB

우리나라 대기업은 대부분 오너 일가가 직접 경영에 개입하는 '재벌 경영'을 하고 있다. 이는 최고경영자(CEO)가 하기 어려운 중대한 기업의 의사결정을 신속히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굴곡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대기업들이 오너 경영의 긍정적 사례다. 하지만 오너가 기업 성장의 발목을 잡거나 퇴행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오너 리스크'가 있는 기업을 차례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서다빈 기자]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실패한 신풍제약이 오너의 실형 선고까지 더해지면서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풍제약은 앞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으로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했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주가는 고꾸라졌다. 회사는 3년 연속 적자에 빠져있고, 최근에는 신풍제약 창업주 고(故) 장용택 회장의 아들 장원준 전 대표이사가 비자금 조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오너 부재 리스크가 우려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장원준 전 대표는 지난 1월 1심 재판부로부터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장 전 대표가 1년 6개월 동안 8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했으며, 이전에 마련된 비자금과 합쳐 총 12억원을 횡령해 기업 경영 청렴성을 크게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장 전 대표는 현재 항소심에 집중하고 있다. 법정 구속은 면했지만 1심 재판부는 장 전 대표의 혐의를 인정한 상황이다. 장 전 대표는 1심 결과를 뒤집기 위해 재판 준비 과정에 집중할 것으로 보여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신풍제약의 경영가치 중 하나인 '고객으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은 얼룩진 지 오래다. 장 전 대표는 2009년 3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오너 2세 경영을 이끌었다. 이후 리베이트와 분식회계 등 여러 논란에 휩싸이며 2011년 2년만에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이후 신풍제약은 상장 실질심사를 받으며 상장폐지 위기를 겪기도 했다.

장 전 대표는 사임 이후 경영에서 물러나는 듯 했으나 2015년 부동산 임대회사인 송암사를 설립하고 보유했던 신풍제약 주식을 현물출자하며 신풍제약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이어 신풍제약의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대주주의 권한을 더욱 강화하며 '그림자 경영'을 이어갔다. 현재 신풍제약의 최대주주는 지분 24.2%를 보유중인 송암사다. 실질적으로 신풍제약은 지주사인 송암사가 지배하고 있다. 송암사 최대주주는 장 전 대표로 지분 72.91%를 보유하고 있다. 송암사의 대표이사인 장 전 대표가 간접적으로 신풍제약을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8월에는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으로부터 신풍제약 본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받기도 했다. 신풍제약 임직원들이 임상시험 결과 등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2016년에는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에서 세금 탈루, 비자금 조성 등의 문제로 200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2013년에는 세무조사에서 사용처가 확실하지 않은 비자금 150억원이 불법 리베이트에 사용된 사실이 발각돼 조사 후 2년간 법인세 240억원을 납부했다.

신풍제약은 3년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더팩트 DB
신풍제약은 3년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더팩트 DB

신풍제약은 3년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연구개발비를 대폭 늘려 수익성은 악화됐다. 신풍제약은 2020년 179억원, 2021년 303억원, 2022년 555억원의 연구비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투자했다. 2020년 영업이익이 78억원이었던 신풍제약은 2021년 143억원, 2022년 34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47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기대를 모았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임상에서 유효성 확보에 실패했다. 치솟았던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21만4000원(2020년 9월 26일)으로 최고가를 찍었던 신풍제약의 주가는 지난 15일 종가 기준 1만1650원을 기록했다. 신고가 대비 94.55% 하락했다.

장 전 대표의 실형 선고로 신풍제약의 '혁신형 제약기업' 연장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풍제약은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12년부터 2024년 6월까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아 정부로부터 △세제 지원 △연구시설 입지 규제 완화 △국가 연구개발 사업 우선 참여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령에는 리베이트 제공이 적발되거나 사회적 책임을 위반할 시 혁신형제약기업의 자격을 박탈할수 있다고 고시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명, 건강과 직결되는 의약품을 만드는 회사가 리베이트 문제에 연루되면 기업 신뢰와 이미지가 추락하게 된다"며 "리베이트 자체만으로도 심각한 사안인데 오너의 비위 문제까지 발생한다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풍제약은 현재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돼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는데 논란이 있는 기업에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타당한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취재진은 장 전 대표의 실형 선고 이후 오너 공백 대비 여부 등에 대해 질문하고자 신풍제약 측과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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