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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석포제련소 사망사고 재발…실적 부진에 고려아연 갈등까지 '내우외환'
입력: 2024.03.13 11:26 / 수정: 2024.03.13 11:26

오는 19일 고려아연 주총 표 대결…"영풍, 체질 개선해야" 목소리도

영풍의 주력 사업장 석포제련소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또 발생했다. 영풍 석포제련소 전경. /더팩트 DB
영풍의 주력 사업장 석포제련소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또 발생했다. 영풍 석포제련소 전경.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영풍의 주력 사업장 석포제련소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또 발생했다. 영풍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최근 한 지붕 두 가족 경영을 해온 고려아연 경영진과도 마찰을 빚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경북 봉화 영풍 석포제련소 제1공장 냉각탑 청소에 투입된 하청노동자 오모(52) 씨가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영풍 석포제련소에서는 지난해 12월에도 비소 중독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역·환경 단체는 영풍 석포제련소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영풍제련소 주변 환경오염 및 주민피해 공동대책위원회와 환경운동연합 등은 전날(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석포제련소 폐쇄 및 이전 추진을 주장했다.

이 단체들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무덤 석포제련소가 또 죽였다. 3개월 전 사망과 중독사고로 공장장이 입건되고 아직 사고 처리가 안 된 시점에서 발생했다"며 "영남권 식수원을 오염시키는 석포제련소는 폐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풍의 주력 사업장 석포제련소는 아연 생산량 기준 세계 3위 규모 비철금속 제련소지만, 노동자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노동계에 따르면 1997년 이후 지난 8일 숨진 오 씨까지 총 14명의 노동자가 작업 중 사망했다.

노동자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실적은 저조했다. 영풍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3조761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5.1% 줄었다. 영업이익은 -1698억원을 기록했다. 영풍은 "연결 지배와 종속기업 실적 악화에 따른 연결손실 증가"라고 설명했다.

오는 19일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풍 장씨 일가와 고려아연 최씨 일가가 경영과 관련한 표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상단 사진 왼쪽은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오른쪽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각 사 제공
오는 19일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풍 장씨 일가와 고려아연 최씨 일가가 경영과 관련한 표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상단 사진 왼쪽은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오른쪽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각 사 제공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일가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는 오는 19일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과 배당금 증액 여부 등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경영권 다툼 본격화라는 해석이 나온다.

영풍은 1949년 고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공동 설립했다. 장씨 일가가 지배회사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 영풍전자 등을 맡고, 최씨 일가가 고려아연을 맡았다. 70년 이상 이어온 두 가문의 경영은 3세대로 넘어가면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19일 이사회에서 2023년 결산 배당금을 1주당 5000원으로 확정했다. 중간 배당액 1만원을 합치면 지난해 현금배당액은 1만5000원이다. 그러나 영풍 측은 전년 2만원 대비 배당액이 적다며 반대하고 있다.

외국 합작법인에만 제3자 배정이 가능했지만, 국내 법인에도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하려는 안건도 영풍은 제동을 걸고 있다. 양측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여론전을 펼치는 등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씨 일가가 코리아써키트와 영풍정밀 등 계열사와 개인회사 자금을 활용해 고려아연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자금을 원래 목적에 맞게 쓰지 않는다는 의혹이다.

업계에서는 악재가 겹친 영풍의 체질 개선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석포제련소) 설립 당시에는 현 위치가 적절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환경오염을 비롯해 이전이나 폐쇄 필요성이 있다"며 "사망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고, 탈탄소 등 글로벌 스탠더드를 보더라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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