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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전권' 받은 카카오 준신위, 실효성 시험대...'회전문 인사' 제재 나설까
입력: 2024.03.08 00:00 / 수정: 2024.03.08 00:00

'먹튀 논란' 야기한 정규돈 전 카뱅 대표 본사 CTO로 내정
준신위 3월 회의 안건에 '이목'


카카오가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본사 차기 CTO로 내정하며 또다시 회전문 인사 논란에 휘말렸다. 이러한 가운데 그룹 내 윤리·준법경영 감시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의 결정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왼쪽)와 김소영 카카오 준법과 신뢰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카카오
카카오가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본사 차기 CTO로 내정하며 또다시 '회전문 인사' 논란에 휘말렸다. 이러한 가운데 그룹 내 윤리·준법경영 감시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의 결정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왼쪽)와 김소영 카카오 준법과 신뢰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카카오

[더팩트|최문정 기자] "최근 상황을 겪으며 나부터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한다. 더욱 강화한 준법 경영 통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의 '시세조종'으로 촉발된 사법리스크로 전방위적 쇄신을 약속한 카카오가 다시 한 번 준법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카카오는 최근 그룹 내 기술을 총괄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직에 과거 '먹튀' 논란의 중심이 섰던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를 내정했다. 김범수 창업자의 경영 복귀 이후 '인적 쇄신'을 주된 목표로 내걸었던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이와 함께 카카오뿐만 아니라 그룹 내 6개사의 준법경영 현황을 감시하기 위해 출범한 외부 조직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이하 준신위)'의 실효성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8일 IT업계에 따르면, 면,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최근 임직원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를 카카오의 차기 CTO로 소개했다. 정규돈 CTO 내정자는 인하대 자동차공학 석사 출신으로, 다음커뮤니케이션 기술그룹 총괄과 카카오 플랫폼기술 총괄을 거쳐 2016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카카오뱅크 CTO를 맡았다.

문제는 정규돈 CTO 내정자가 카카오뱅크 기업 공개 직후인 2021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임원에게 주어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모두 행사하며 7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린 인물이라는 점이다. 이는 2021년 12월 카카오페이 상장 직후 스톡옵션 대량 매도에 나섰던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와 경영진의 사례와 함께 카카오 그룹의 도덕적 해이를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복잡한 카카오의 서비스 기술을 이해하고, 1금융권의 기술안정성 수준을 구축하기 위해 경험 있는 리더를 (CTO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정규돈 CTO의 내정 소식이 전해지며 카카오 그룹의 인적 쇄신 향방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사법리스크가 불거진 직후 전방위적인 쇄신 요구에 직면했다. 2022년 3월 이후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김범수 창업자 역시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시세조종 혐의로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경영 복귀에 나선 김 창업자는 인적 쇄신을 골자로 그룹의 새 판 짜기에 나섰다.

김범수 창업자(왼쪽)를 중심으로 인적쇄신을 약속한 카카오가 상장 직후 스톡옵션 행사로 7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린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그룹 CTO로 내정했다. /더팩트DB, 뉴시스
김범수 창업자(왼쪽)를 중심으로 '인적쇄신'을 약속한 카카오가 상장 직후 스톡옵션 행사로 7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린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그룹 CTO로 내정했다. /더팩트DB, 뉴시스

김범수 창업자는 지난해 12월11일 열린 임직원과의 간담회에서 "계열사마다 성장 속도가 다른 상황에서 일괄적인 자율경영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며 "투자와 스톡옵션, 전적인 위임을 통해 계열사의 성장을 이끌었던 방식과도 이별을 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배,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세워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카카오는 본사(홍은택 대표→정신아 대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김성수·이진수 공동대표→권기수·장윤중 공동대표), 카카오게임즈(조계현 대표→한상우 대표) 등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그룹 내 윤리·준법 경영을 지원하는 외부 기구인 준신위도 설립했다. 김범수 창업자는 준신위 출범 전 김소영 준신위원장과 만난 뒤 "나부터 준신위 결정을 존중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계열사의 행동이나 사업에 대해서는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하며 전권을 실어줬다.

그러나 정규돈 CTO의 내정과 함께 카카오의 쇄신 의지에도 의문부호가 찍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카카오 그룹의 인사 체계의 문제점으로 꼽혀왔던 '회전문 인사'의 재현이라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

한 준법감시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상장 직후 경영진이 스톡옵션 대량 매도에 나서는 것은 상당한 도덕적 해이"라며 "경영진이 회사의 미래 가치보다 당장의 이익을 보고 스톡옵션을 행사하는데 일반 주주들이 회사의 성장 동력을 신뢰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카카오 준신위의 실효성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해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 등이 준신위 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위원회의 권고 내용을 경영 활동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준신위가 정규돈 CTO의 스톡옵션 행사 사건을 도덕적 해이로 간주한 뒤, 선임에 반대할 경우, 카카오 측이 이를 수용할 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준신위는 지난 달 회의에서 카카오 측에 '책임경영',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신뢰회복' 이라는 세 가지 의제와 세부 개선방안을 권고했다. 현재 각 협약사는 의제별로 세부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이행 계획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책임경영 영역의 경우, 김범수 창업자에게 창업자이자 대주주로서 그룹 거버넌스 체계 개선을 위해 책임을 다할 것을 직접 명시했다. 또한 경영진 성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위법한 행위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경우, 배상 책임 기준을 마련할 것을 권고한 상황이다.

한편, 카카오 준신위는 이달 정기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정규돈 CTO 내정과 관련된 내용을 안건으로 채택할 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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