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NH·SK·한양·DB·하이투자 등 수장 거취 '주목'
이달 중으로 6개 증권사 수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더팩트 DB |
[더팩트|윤정원 기자] 이번 달에는 6개 증권사 수장의 명운이 갈릴 전망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 CEO는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김신·전우종 SK증권 대표,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 등이다.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도 이달 중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지난달 20일 열린 이사회에서 연임이 결정된 상태다. 오는 3월 26일 교보증권은 정기주주총회에서 박봉권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박 대표가 재연임할 수 있었던 데는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6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대비 56.1% 증가한 성적이다. 영업이익도 36.1% 성장한 7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7.9% 증가한 3조7430억원이다.
◆ 라임 리스크 덜어냈다…대신 오익근·NH 정영채 거취는?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는 연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를 비롯해 고금리 등 비우호적인 환경속에서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84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8.7% 증가한 1563억원을 달성했다.
앞서도 대신증권이 10호 종합금융투자사 진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지금까지의 IB(투자은행) 기틀을 마련한 오 대표의 연임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였다.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28명이 연임하며 조직의 안정 구조가 이뤄진 것도 오 대표의 연임에 무게를 실어온 대목이다.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의 라임펀드 판매 관련 처분도 주의적 경고로 제재 수위가 낮아지면서 연임에 대한 걱정을 덜게 했다. 대신증권은 이날 오후 3시께 차기 대표 후보 선임 여부를 공시할 예정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현재 이사회가 진행 중에 있는데, 오 대표의 연임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오대표의 연임 여부는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이달 주총에서 확정된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의 경우, 작년 말 옵티머스펀드와 관련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을 당시만 해도 퇴임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중징계 처분과 관련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정부의 눈치를 봐야하는 NH금융지주의 입장에서 정 사장의 연임을 결정하기는 곤란한 상황이지만, 정 대표의 경영 능력과 대체 불가한 특유의 존재감으로 인해 임기 막판까지 연임 기대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9.2% 증가한 7258억 원을 거뒀다. 당기순이익은 83.4% 증가한 5564억 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2일 차기 대표 선임을 위한 90여명의 롱리스트 작성을 완료한 상태다. 리스트에는 정 대표가 포함됐다. 이번 주 중 3~4명의 후보군으로 좁혀진 숏리스트가 발표될 예정이며, 최종 인선은 이달 마지막 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 중소형 증권사도 임기만료 잇달아…실적이 좌우할 듯
SK증권의 김신, 전우종 각자대표도 이달 임기가 만료된다. 김신 SK증권 대표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10년째 자리를 지킨 인물이다. 지난 2017년과 2020년 재연임에 성공했고, 2022년 이사회에서 1년의 추가 임기를 얻은 바 있다.
회사를 오래 이끌어 온 만큼 김 대표에 대한 신임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부동산PF의 타격을 피하지 못하고 훼손된 지난해 실적이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해 SK증권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82.9% 감소한 15억원, 영업이익은 44.2% 줄어든 1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2022년 12월 말 전우종 대표를 신규 선임하면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 한차례 변화를 꾀한 만큼 두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평가다. SK증권의 차기 대표 내정은 이달 이사회에서 내정될 전망이다.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는 지난 2018년에 취임해 3연임에 성공하며 6년간 한양증권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애도 자기매매(PI) 부문 운용 실적 개선 등을 이뤄내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지난해 한양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46.25% 증가한 3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한 4연임을 이어갈 것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내부통제 부실 논란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양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전직 임원의 배임 논란으로 여론의 도마에 오른 데 이어 또다시 전 부서장의 100억원 규모의 사기 행위 적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한양증은 해당 직원을 지난해 고소했으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
취임 1년 만에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뤄낸 덕에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의 연임 가능성도 높다고 평가된다. DB금융투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전년(238억원) 대비 74.47% 늘어난 41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당기순이익은 전년(107억원)에 비해 185.53% 증가한 307억원이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35.53% 증가한 376억원, 당기순이익은 1873.43% 급등한 271억원이다.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다소 불분명하다. 우선 실적 부문에서 빨간불이 켜진 게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해 별도 기준 하이투자증권은 56억원의 영업손실을 겪었다. 이로 인해 당기순이익도 전년(615억원) 대비 99.5% 감소한 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부동산PF 부서의 일명 '꺾기 영업' 의혹도 불거졌다.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PF 부문을 이끌어왔던 김 전 사장은 아들이 근무하고 있는 흥국증권에 15조원 규모 기업어음(CP)을 몰아줬다는 의혹까지 일었다.
업계에서는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앞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대신 용퇴를 결정한 만큼, 지주 차원에서도 홍 대표 연임을 결정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