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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박종문號, 본격 출항 임박…실적 상승세 이어질까
입력: 2024.02.29 00:00 / 수정: 2024.02.29 15:40

2023년 기준 1주당 배당금 2200원…고배당 유지도 '관심'

삼성증권은 오는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종문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를 등기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삼성증권
삼성증권은 오는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종문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를 등기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삼성증권

[더팩트|윤정원 기자] 삼성증권이 박종문호(號)의 본격 출항이 다음 달로 다가왔다. 지난해 4분기 삼성증권이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든 가운데 시장에서는 삼성증권이 기초 체력을 토대로 향후 탄탄한 성적을 낼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 내달 21일 정기주총 예정…"혁신과 성장 기대"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오는 3월 21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박종문 신임 삼성증권 대표이사 내정자는 등기이사에 선임, 정식으로 취임하게 된다. 6년간 삼성증권을 이끌어 온 전임 장석훈 사장의 뒤를 이어 세대교체 바통을 이어받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2월 1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박종문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증권은 대표 대행체제로 이뤄진다.

1965년생인 박종문 내정자는 연세대 경영학 학사, 카이스트(KAIST) 금융공학 석사를 받았다. 1990년 삼성생명에 입사했고, 삼성생명 금융경쟁력제고 태스크포스(TF)장 출신이다. 지난 2022년 말 사장 승진 이후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을 맡아 불확실한 금융시장 환경에서 운용사업 안정을 도모하는 등 경쟁력 제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삼성증권은 "박종문 사장의 풍부한 사업 경험 및 관리 노하우를 통해 삼성증권의 혁신과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의 세대교체는 증권업계가 직면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증권사들은 국내 PF 시장 침체에 따른 딜 감소, 사업장 리스크 관리,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등 각종 악재로 위축돼 있다. 회사채, IPO(기업공개), 인수금융 등과 같은 전통적인 사업 영역의 경쟁도 격화하는 추이다. 고객 자산관리로 수수료 이익을 얻는 WM(자산관리) 부문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 충당금 여파…작년 4분기 당기순손실 72억원

더욱이 삼성증권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손실은 72억원을 기록, 시장의 전망치인 791억원을 크게 하회하는 성적표를 든 상태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4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손실 규모는 327억원이다. 분기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영업비용이 평년 수준에서 유지된 영향이다. 상품운용손익 및 금융수지 등이 442억원의 손실을 낸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은 견조했으나 M&A(인수합병) 자문 수수료의 경우 감소했다. 국내주식·해외주식 수수료는 각각 3576억원, 1065억원을 거뒀다.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전년보다 7%가량 증가한 37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작년 연간 M&A 자문 수수료는 104억원에 그쳤다. 구조화금융, DCM(채권발행시장), ECM(주식발행시장) 수수료 중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해외 부동산 관련 충당금 및 손실이 상당할 것이라는 등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실적은 예상보다 자산 손실 규모가 컸기 때문"이라며 "세부내역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해외 부동산 관련 충당금 및 손실은 약 2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식 및 ELS 관련 손익이 악화된 것에 더불어 대출채권 손상차손도 확대되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 증권가 "삼성증권, 리스크 관리 능력 입증…실적 상승 전망"

다만, 증권가에서 평가하는 삼성증권의 전망은 우호적인 분위기다. 충당금 외에는 기초체력에 별다른 문제점이 없기 때문이다. 4분기에 상당 충당금을 쌓았음에도 2023년 연간 실적에서는 선방했다. 삼성증권의 연결기준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2% 늘어난 7411억원, 순이익은 전년 대비 29.7% 늘어난 5480억원을 기록했다. 순수탁수수료와 상품운용손익 등 주요 지표 역시 연간 집계에서는 각각 전년 대비 20.7%, 39.1% 늘어났다.

이홍재 연구원은 "올해 연간 손익은 19.5% 증가, ROE(자기자본이익률)는 0.9%포인트 상승 전망"이라며 "올해 들어 일평균 거래대금도 20조원대까지 늘어났고, 예상 시중금리 경로 감안하면 조달 비용도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에서 부동산 PF 관련 보수적인 비용 반영을 계속 권고하고 있어 상반기까지는 일부분 대손비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삼성증권은 타사 대비 양호한 4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강점으로 꼽히는 리스크 관리 능력을 입증했다"며 "국내외 투자 자산 익스포저(노출)가 적어 향후에도 부담 요인이 적다"고 해석했다.

◆ 1주당 배당금 2200원…고배당 기조 이어갈까

시장에서는 삼성증권이 실적 반등과 함께 고배당 기조를 이어갈지도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현재 삼성증권은 전망치보다 낮은 연간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1주당 배당금은 2200원으로,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될 시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의 비율)은 35.8%를 기록하게 된다. 삼성증권의 최근 5년 동안 배당 성향이 37%였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배당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삼성증권의 DPS(주당배당금) 추정치를 2600원, 기대 배당수익률을 6.5%로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금융주 주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으로 크게 상승했는데 회사는 최근 주가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고, 배당 매력을 감안했을 때 투자 매력은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삼성증권의 4분기 손실은 선제적인 적립 성격이 강하다"며 "올해는 이익 성장과 배당 성향 유지에 따른 주당배당금 증가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삼성증권은 이날 전 거래일(3만9850원) 대비 1.63%(650원) 오른 4만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4만150원으로 문을 연 삼성증권은 장중 3만9700원에서 4만800원 사이를 오가다 거래를 종료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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