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송호성 사장 "임금 교섭 방식이 바람직"
노조 "특별성과금은 임금과 성격 달라"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특별성과금을 임금 교섭을 통해 지급하기로 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특별성과금을 임금 교섭을 통해 지급하기로 했다. 특별성과금 취지가 퇴색돼 혼란이 발생했다는 이유다.
23일 <더팩트>가 입수한 현대차·기아 사측이 노조에 보낸 '노조 공문에 대한 답변' 공문에 따르면 양사는 올해 특별성과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양사는 해당 내용을 담은 공문을 이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차지부·기아차지부 각 지부장에 발송했다.
현대차는 공문을 통해 "지난 2년간 특별성과금 지급 이후 발생한 사례를 되짚어보면 우리 내부는 물론 당사를 둘러싼 대외적인 이슈와 논란이 가중되며 '기업의 의미 있는 성과에 따른 보상'이라는 특별성과금 본래 취지가 퇴색돼 혼란이 발생해 왔고 지금까지도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내부적으로 특별성과금은 전년 성과에 대한 보상이 명확한데도 교섭 등 과정에서 연간 총보상과 별개로 판단돼 혼란을 겪었던 부분과 대외적으로 그룹사별 논란이 존재한 부분, 최근 국내 산업 전반 경기 침체 따른 여파가 가중된 상황에서 당초 연초 특별성과금에 부정적 오해 등 여러 사정을 감안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기아도 "올해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고객과 국민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특별격려금을 지급하면 비판적 국민 정서 확대가 예상된다"며 "그룹사 및 부품사에 미치는 영향, 고객과 국민 여론 등을 감안해 금년에는 별도 특별격려금 지급보다는 2024년 단체교섭에서 합리적인 보상이 되도록 노사 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날 직원에 이메일로 보낸 담화문에서 "총성과 보상 관점에서 임금 교섭을 진행하고 최대한 조기에 마무리해 성과 보상이 빠르게 체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임금 교섭을 통해 특별성과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임직원 대상 담화문에서 "지난 2년과 같은 방식의 특별격려금 지급보다는 합리적인 보상이 될 수 있도록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강조했다.
특별성과금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으로 정해지는 일반성과급과 다르게 경영진 재량으로 지급이 결정된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지난 2021년 11월 일부 사무직과 연구직에 성과금을 지급했는데, 생산직 위주 노조 반발로 이듬해 3월 전 직원에 400만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3월과 4월에도 2022년 좋은 실적을 거뒀다며 성과급 400만원과 주식 10주를 지급했다.
올해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특별성과급을 지급하라는 목소리가 거셌다. 현대차와 기아 양사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262조4720억원, 26조 7348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관계자는 "특별성과금은 임금과 성격이 다르다. 별개로 보는 것이 맞다"며 "회의를 거쳐 공식 입장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아차지부 관계자는 "회의를 거쳐 조만간 공식 입장을 낼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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