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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9년 만에 17만 돌파…행동주의 입김 거세지나
입력: 2024.02.20 14:30 / 수정: 2024.02.20 14:30

올해 들어 주가 급등세
기업 VS 행동주의펀드 주총 표대결도 관심


삼성물산은 19일 종가 기준 약 9년 만에 주당 17만원을 넘겼다. /더팩트 DB
삼성물산은 19일 종가 기준 약 9년 만에 주당 17만원을 넘겼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삼성물산이 2015년 9월 이후 약 9년 만에 17만원을 돌파한 가운데, 삼성물산 등 국내 기업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행동주의펀드의 입김이 더욱 거세질지 관심을 끈다.

20일 오전 11시 40분 기준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 대비 2.29%(3900원) 내린 16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9년 만에 17만원을 돌파한 전날 장 이후 다소 가격 조정을 받는 중이나 3거래일 만에 10% 넘게 오르는 등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의 급등세는 다소 의아한 흐름이다. 삼성물산은 최대 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8.26%) 등 삼성 오너일가의 개인 지분이 많아 사실상 삼성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기업으로, 시장에서는 주가 변동성이 크지 않은 안정적인 대형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사상 처음으로 '3000 코스피' 시대가 열린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최고가는 16만원대였다.

올해 삼성물산은 지난해 9~10만원대에 횡보하던 주가와 대조적인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외인의 수급과 호실적 발표 외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 1심 무죄 판결, 홍라희 전 리움 관장 등 삼성 오너일가 모녀의 상속세 납부를 위한 2조8000억원대 주식 블록딜 등 여러 변수에도 주가는 수직 상승을 이어왔다.

'저PBR주' 강풍이 불고 있는 올해 2월 들어서는 더욱 가속이 붙고 있다. 지난달 31일 13만8000원이던 주가는 5거래일 만인 2월 8일 15만6500원까지 올랐고, 이후 연이어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17만원선을 넘겼다. 이 기간 삼성물산은 시가총액(시총) 30조원을 돌파하며 코스피 12위까지 올랐다. PBR(2023년 9월 기준)은 0.86배로 여전히 1을 넘지 않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의 강세 배경 중 하나로 행동주의펀드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지난 5일 행동주의펀드와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서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기업이 각각 50조원, 8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이행하면 주가가 현재보다 50~120% 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후 투자자들이 기업의 주주환원책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주주환원을 촉진하는 정부 정책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기대가 시장에 강하게 반영되면서 기업을 향한 시장의 주주 환원 확대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실제로 삼성물산도 강력한 주주이익 강화 조치를 요구받고 있다. 삼성물산도 "(행동주의펀드의)주주제안대로 현금이 유출되면 미래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재원 확보가 어렵다"고 밝히는 등 이례적인 주주 호소까지 나섰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시티오브런던 등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외 5개 행동주의펀드는 연합을 구성해 삼성물산 보통주와 우선주에 각각 4500원, 4550원씩 배당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는 삼성물산이 기존에 제시한 보통주 2550원, 우선주 2600원 배당안보다 75% 넘게 증액된 수치다.

아울러 행동주의펀드 연합은 삼성물산에 수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장내 매입도 요구하고 있다. 규모는 보통주 386만1000주로 배당기준일인 지난해 말 종가(12만9500원)를 기준으로 하면 5000억원을 넘는다. 또 삼성물산이 주주환원 방침으로 꺼낸 1조 규모 자사주 소각도 "순자산가치 할인율이 60% 이상이면 자기주식 매입 수익률은 150%가 넘기 때문에 자사주 소각은 정당성을 얻기 힘들다"며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물산 행동주의펀드 연합의 이런 적극적 행보가 오는 3월 15일 삼성물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여론전을 의식한 결과로 보고 있다. 펀드 연합의 지분 합계가 1.46%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이어질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다소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9년 만에 17만원을 돌파하는 등 삼성물산 주가가 행동주의펀드의 요구가 거세질수록 오르고 있기 때문에 안심하기에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삼성물산 외에도 정부와 시장의 주주환원 강화 바람을 타고 행동주의 세력 등의 입김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행동주의 펀드 여러 곳이 뭉쳐서 한 기업을 공격하는 '울프팩(wolf pack·늑대 무리) 전략'이 향후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환경들로 인해 향후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 확대 등 보다 강화된 주주환원 확대 정책 등이 더욱더 탄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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