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가까이 순이익 급감
비은행 계열사 실적도 악화
우리금융지주가 지난해 당기순이익 2조5167억원을 기록하며 4대 금융지주 중 꼴찌를 차지했다. /우리금융그룹 |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실적이 모두 발표됐다. 4대 금융지주의 연간 비이자이익이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으나 각 금융지주 간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어떤 계열사가 그룹 실적에 '효자 노릇'을 했는지, '아픈 손가락'은 어디인지 정리해 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보이며 4대 금융지주 중 꼴찌를 차지했다. 우리금융은 20%대 가까이 당기순이익이 급감하며 암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꼴찌 탈출을 위해서는 빈약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516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9% 하락한 규모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순익 기준 4대 금융지주 중 최하위다. 3위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하나금융과의 격차는 2022년 4289억원에서 지난해 9349억원으로 두 배 이상 벌어졌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3조45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나타냈다. 이는 전년 대비 3.3% 감소한 수치다.
우리금융은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민생금융지원 등 일회성 요인을 지목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실적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2023년은 기업문화 혁신, 기업금융 명가 부활, 상생금융 실천 등 변화의 첫 발걸음을 시작한 한 해였지만 실적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 은행 의존도 99%…비은행 계열사 실적 부진
우리금융이 나홀로 두자릿대 실적 감소폭을 나타내며 꼴찌를 기록한 가운데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실적 마저 뒷걸음질 쳤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5160억원으로 전년 2조8920억원 대비 13% 감소했다. 지주와 은행 순익이 모두 하락한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우리은행 순익 감소는 비이자이익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6740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감소했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 가운데 홀로 비이자이익이 줄었다.
빈약한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사와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현재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99%로 주요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리딩금융인 KB금융과는 40%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난다.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도 악화했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3% 감소하며 절반 가량 급감했다. 고금리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이 증가한 탓이다. 같은기간 우리금융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128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1% 줄었다. 우리종합금융도 지난해 530억원 순손실을 냈다.
현재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99%로 주요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더팩트 DB |
◆ 비은행 강화 올해는 이룰까…포스증권 인수 검토엔 역부족 지적도
우리금융은 지난해 3월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줄곧 비은행 M&A(인수합병)를 추진해 왔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태다.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는 우리금융은 최근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소형 증권사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중소형 증권사인 포스증권은 현재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우리금융이 증권업 라이선스 취득 목적을 제외할 시 M&A를 위한 매물로서의 당장의 가치는 크지 않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2022년도 기준 포스증권의 매출은 101억원에 불과하며 매년 70억원 안팎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관계자는 "M&A 원칙은 적정 자본 비율 내 건전 경영 및 주주이익 극대화,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라며 "포스증권 포함 증권 진출을 위한 잠재 매물은 모두 검토 대상이며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