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부채 장기펀드로 전환
재무구조 안정화 집중
5조원대 부동산 PF 우발부채를 안고 있는 롯데건설이 유동성 리스크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일각에선 자금조달과 펀드 만기 연장 과정에서 채무가 늘어 신용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롯데건설이 그룹의 지원과 채무 차환 방식으로 유동성 리스크를 완화하고 있다. 총 5조원 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를 안고 있는 만큼 재무구조 안정화에 총력을 기하는 모습이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과 한국산업은행, 증권사 3곳, 롯데계열사에서 2조3000억원 규모의 PF 유동화증권 매입 펀드를 조성한다. 펀드는 설 연휴 전에 조성을 마친 뒤 3월부터 운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4대 시중은행은 선순위로 3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을 출자하고 증권사들은 중순위로 4000억원을, 롯데그룹 계열사가 후순위로 7000억원을 각각 출자한다.
롯데건설의 이번 펀드 조성은 만기가 도래한 기존 펀드를 차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월 메리츠금융그룹과 조성한 1조5000억원 규모의 펀드가 내달 6일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번에 조성되는 펀드의 만기는 3년이며 논의되는 조달금리는 6~9%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는 약 14% 수준이던 기존 메리츠금융그룹의 펀드 금리보다 낮다. 이에 따라 롯데건설의 이자비용과 단기 자금조달에 따른 부담도 경감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펀드 조달에는 롯데그룹 차원의 지원 역할이 컸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 롯데호텔, 롯데물산 등이 펀드조성에 참여한다.
5조원대의 부동산 PF 우발부채를 안고 있는 롯데건설이 유동성 리스크 문제 해결에 힘쓰고 있다. 다만 자금조달과 펀드 만기 연장 과정에서 채무가 늘어 신용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더팩트 DB |
롯데건설은 이와 함께 미착공 우발부채를 장기 조달 구조로 전환해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시중은행 등을 통한 장기 조달구조로의 전환으로 PF 우발채무를 3년 만기로 연장해 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PF 우발채무를 꾸준히 줄여나가는 중이고, 지난해 말 기준 약 2조원의 현금성 자산도 보유하고 있다"며 "1분기 내 본 PF로 전환하기로 한 8000억원에 대해서도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는 지난달 9일 기준 5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본 PF로 전환 예정인 우발채무가 1조4000억원, 분양 외 상환이 예정된 우발채무가 5000억원이다.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해 연장이 필요한 우발채무는 2조4000억원가량이다.
다만 자금조달로 늘어난 채무가 신용등급 저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펀드 조성으로)장기적 유동성 리스크는 눈에 띄게 경감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자금조달 대응으로 인해 늘어난 재무 부담은 신용등급 하방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재무구조 안정화'를 올해 경영 전략의 주된 목표로 잡았다. 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는 경영 효율화를 바탕으로 한 내실 경영과 함께 포트폴리오 구조 개선으로 새로운 미래 사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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