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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자보호한도 1억원 상향 두고 '잡음'…저축은행 속내 복잡한 이유는
입력: 2024.02.08 00:00 / 수정: 2024.02.08 00:00

여당 예금자한도 현행 5000만원→1억원 공약 발표
저축은행 예금보험료 부담 등 고민


예금자보호한도를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으로 올리는 안을 두고 금융권 안팎으로 잡음이 여전하다. /더팩트 DB
예금자보호한도를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으로 올리는 안을 두고 금융권 안팎으로 잡음이 여전하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예금자보호한도를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으로 올리는 안을 두고 금융권 안팎으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예금자보호한도 상향 시 대형 저축은행 등으로 '머니무브'(자금 이동)가 일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저축은행들은 자금 유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예금보험료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8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달 30일 '서민·소상공인 새로 희망' 공약에서 예금자보호한도를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현행 예금자보호한도인 5000만원은 2001년 도입했다"며 "지난 20여년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7배 상승한 점을 고려해 한도 상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예금자보호한도는 지난 2001년 이후 23년째 5000만원에 머물러 있다. 미국은 예금보호 한도가 25만달러(약 3억3000만원)에 달한다. 프랑스나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국들도 10만달러 이상의 예금을 보호하고 있어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한도가 적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앞서 예금자 보호한도 상향은 지난해 3월 벌어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정치권에서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금융당국이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면서 진전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금융위는 예금자보호한도를 5000만원 현행대로 유지하는 의견을 담은 '예금보험제도 개선 검토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금융위는 보고서를 통해 제2금융권으로의 자금 쏠림 우려와 예금보험료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꼽았다.

금융위는 예금보험공사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예금자보호한도를 1억원으로 상향하면 은행에서 저축은행으로 자금 이동이 발생해 저축은행 예금이 16~25%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한도 상향 시 보호한도 내 예금자 비율은 98.1%에서 99.3%로 1.2%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쳐 상향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고액 예금자와 저축은행만 이득을 보는 구조라는 것이다. 예금자보호 범위를 넓히면 예금보험료도 덩달아 늘어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금융위는 "한도를 1억원으로 하면 금융사의 예보료는 최대 27.3% 상승한다"며 "보호 효과가 다소 강화되지만 기금의 위험노출액 증가로 장기적으로는 예보료가 인상돼 금융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창출되는 이익은 5000만원을 초과해 예금할 수 있는 소수(1.9%)에만 국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 대해 자금 유입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나 중·소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예금보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더팩트 DB
저축은행들은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 대해 자금 유입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나 중·소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예금보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더팩트 DB

금융권에서는 여당이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 목소리를 낸 만큼 적정성 논란을 두고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융사들의 예보료율 부담 여력 문제를 언급하며 2027년에 예금자보호한도를 늘리는 것이 적합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예금보호 한도를 높이려면 예보료율을 높여야 하는데 과거 외환위기, 저축은행 사태에 들어간 구조조정 비용을 충분히 다 상각한 상태가 아니다"며 "금융사들은 0.1%의 특별기여금을 내고 있어 추가 예보료율 인상 부담 여력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들의 반응도 뜨뜻미지근하다. 자금 유입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나 중·소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예금보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예보료율 상한은 0.5%이며, 저축은행은 0.4%로 설정돼 있다. 시중은행 0.08%, 보험과 증권 0.15%, 상호금융 0.2%인 것과 비교하면 저축은행의 예보료율은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금자 보호한도가 상향되면 저축은행 업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고객 유입 가능성이 높아지면 저축은행도 자금 조달에 있어 보다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예보료는 절대적인 금액은 은행이 더 많이 낼 수 있으나, 예보요율을 살펴보면 저축은행이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예보요율에 대한 조정 없이 예금자보호한도만 높아진다면 예금자보호한도에 대해 저축은행의 부담도 상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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