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개성 함께 챙기는 패션 유행
3년간 3배 성장한 아웃도어 시장, 6조 원 규모 돌파
아웃도어 의류를 일상복으로 활용하는 '고프코어' 패션이 유행하면서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내 노스페이스, K2 매장 /우지수 기자 |
[더팩트|우지수 기자] 아웃도어 의류를 일상복으로 입는 '고프코어(Gorpcore)' 패션이 젊은 층에서 꾸준히 인기다. 착용감이 편안한 기능성에 다양한 색상으로 개성까지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패딩·바람막이부터 등산화까지 '고프코어' 패션이 주류 패션으로 자리 잡으면서 아웃도어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고프코어'는 등산·캠핑 등 야외 활동 중 먹는 견과류를 뜻하는 '고프(gorp)'와 평범한 옷으로 개성을 드러내는 '놈코어(nomcore)' 패션을 합친 신조어다. 정리하면 '고프코어'란 아웃도어 의류로 개성을 드러내는 패션이다. 국내에서는 영원아웃도어가 유통하는 노스페이스와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케이투코리아, F&F 디스커버리 등이 대표적이다.
2020년대 들어 확산한 '고프코어' 패션 유행으로 아웃도어 의류 업계는 급성장했다. 팬데믹 기간 등산,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이 유행을 탄 점도 시장 확대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의류 시장은 지난 2020년 2조3900억 원에서 2022년 약 6조 원대로 확대됐다. 지난 2014년 7조 원 규모를 기록한 후 쪼그라든 관련 시장이 패션 유행 변화로 다시 활기를 찾았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아웃도어 브랜드 매장을 방문한 김 모(24·남) 씨는 "아웃도어 의류가 일상에서 입어도 예쁘다는 인식이 강해졌다"며 "주변 지인들도 아웃도어 제품을 많이 찾는다. 주류 패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영원아웃도어 노스페이스는 최근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영원아웃도어는 지난해 최초 1조 원 매출액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스페이스 패딩·바람막이 제품이 '고프코어' 패션 대표 품목이 되면서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영원아웃도어 역대 매출액은 △2020년 4326억 원 △2021년 5445억 원 △2022년 7640억 원이다.
케이투코리아는 일상복 디자인에 기능성 소재를 더한 의류로 고객을 모았다. 지난해 3월 출시한 '플라이슈트'는 출시 3주만에 상품 60%가 판매되면서 품귀 현상을 빚었다. 젊은 고객 감성을 겨냥한 덴마크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도 국내에 새로 들였다. 노르디스크는 지난해 봄 첫 매장을 선보인지 8개월 만에 전국 45개 매장을 냈고, 7개 매장에서 1억 원 이상 매출액을 올렸다.
한 패션 업계 관계자는 "고프코어 패션에 젊은 소비자 관심이 늘었고, 최근에는 노스페이스 제품이 특히 인기를 끌었다"며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가 앞으로도 고프코어 패션 시장에서 경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편집숍 하이츠스토어에 LF '킨' 등산화 재스퍼 상품이 진열돼 있다. /우지수 기자 |
신발 유행에도 '고프코어' 패션이 눈에 띈다. 등산화를 패션에 활용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해외 등산화 브랜드 매출이 크게 늘었다.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는 야외 활동과 일상생활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등산화를 내놓기도 했다.
LF가 국내 전개하는 미국 신발 브랜드 '킨(KEEN)'은 등산화가 주력 제품이다. LF에 따르면 킨 등산화를 구매하는 고객층은 아웃도어 활동에 관심을 가지는 20~30대다. 갑진년 새해를 맞아 청룡 에디션 제품도 출시하는 등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에는 전년 1분기 대비 매출액이 3배 늘면서 LF가 전개한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F&F 디스커버리는 제품명에 '고프코어'를 활용한 등산화 '고프코어 LUX'를 선보였다. 등산에 필요한 기능에 신경쓰면서도 디자인에 힘을 줬다.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 등산화는 아웃도어 패션이 유행하면서 웃돈을 주고 구매해야 하는 인기 제품이 됐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의류 유행은 몇 년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마케팅도 한동안 고프코어 패션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아웃도어 의류가 일반 의류보다 가격대는 높지만 그만큼 내구성을 갖춰 오래 입을 수 있다는 이미지도 판매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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