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업계 최저 수준 수수료율 내세워
업계 "시장에 큰 변동 없을 것"
빗썸은 무료로 전환했던 수수료를 오는 5일 0시부터 유료화로 전환한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수수료 무료' 정책을 끝내고 유료화로 전환했다. 파격적인 정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렸지만, 수익성 악화로 무료 정책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빗썸 측은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를 선보이며 고객 이탈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무료로 전환했던 수수료를 오는 5일 0시부터 유료화하기로 했다. 수수료 무료화를 시작한 지 4개월 만이다.
앞서 빗썸은 지난해 10월 4일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수수료 전면 무료화를 실시했다. 기존 0.04~0.25% 수준이었던 수수료를 0%로 변경한 것이다.
'수수료 무료' 카드는 90%대를 기록했던 업비트의 독주를 막는 등 가상자산 시장에 지각변동을 몰고 왔다. 여전히 업비트가 57%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10% 안팎을 오가던 빗썸의 점유율이 30%대 중반까지 올랐다. 특히 지난해 12월 27일 빗썸은 업비트를 제치고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깜짝 탈환하기도 했다. 당시 빗썸 점유율은 한 때 50.4%까지 오르며 업비트(47.1%)를 근소하게 앞서나갔다.
점유율 측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었지만, 업계는 빗썸의 수수료 무료 정책이 고객을 끌어들일 한시적으로 사용될 카드일 뿐, 오래 유지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사실상 수수료 매출이 영업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를 포기하면서 사업을 지속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빗썸이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포기한 수수료는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 빗썸의 하루 거래량 1조2908억 원을 기준으로 직전 수수료율인 0.25%를 적용해 단순 계산했을 때 하루 수수료만 90억 원을 웃돈다.
빗썸은 업계 최저 수준인 0.04%의 수수료율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빗썸 홈페이지 갈무리 |
다만 빗썸은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율을 통해 고객 이탈을 막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빗썸은 0.04%의 수수료율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아직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치고 있는 코빗을 제외하고는 업비트(0.05%), 코인원(0.2%), 고팍스(0.2%)보다 낮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도 빗썸의 수수료 무료 정책 종료가 큰 변동을 가져오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결론적으로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업비트보다 낮은 수수료를 유지한다면 현재 확보한 이용자층이 이탈하게 될 여지가 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코빗이 무료 정책을 시행중이다보니 코빗으로 이탈하는 움직임은 소폭 나타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빗썸이 4개월 간 무료 수수료 정책을 시행하며 이용자를 록인하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여온 만큼, 유료 전환 후에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탈 방지를 막기 위한 여러 이벤트까지 더해진다면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빗썸의 수수료 유료화 전환이 기업공개(IPO)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코스닥 상장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올해 매출액 100억 원을 넘겨야 되는데, 유료화 전환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빗썸 운영사 빗썸코리아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최초로 IPO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IPO 추진 계획을 밝혔으며,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상장 목표 시점은 내년 말께로 전해진다.
문선일 빗썸 서비스총괄은 "빗썸을 통해 활발한 거래를 하는 고객들에게 더 강화된 혜택을 주는 것이 이번 수수료 체계 개편의 목적"이라며, "빗썸 이용 고객은 국내 최저 수준의 수수료 뿐만 아니라 더욱 커진 특별 메이커 리워드 혜택과 타사에서 제공하지 않는 차별화 된 멤버십 서비스까지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