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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대장' 이미지 벗는다던 카카오, SM엔터 '기강잡기' 논란
입력: 2024.01.31 00:00 / 수정: 2024.01.31 00:00

카카오, SM C레벨 임원 PC 포렌식…"매각설 사실무근"
자율경영 종료 선언에 계열사 단속 '시작'…SM 내부선 발발도


카카오가 지난해 3월 인수한 SM엔터테인먼트의 최고위 경영진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 조치에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SM엔터 재매각 가능성까지 제기했으나, 회사에서는 해당 내용을 부정했다. /더팩트 DB
카카오가 지난해 3월 인수한 SM엔터테인먼트의 최고위 경영진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 조치에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SM엔터 재매각 가능성까지 제기했으나, 회사에서는 해당 내용을 부정했다. /더팩트 DB

[더팩트|최문정 기자] 전방위 쇄신을 약속한 카카오가 주요 계열사의 '기강잡기'에 나섰다. 특히 최근 김범수 창업자와 카카오 법인을 둘러싼 사법리스크의 시발점으로 꼽힌 자회사 SM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강도 높은 내부 감사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와 SM엔터의 신경전이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자사가 최대 주주로 있는 SM엔터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 29일 오후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당사의 SM엔터테인먼트 매각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근 한 언론사는 카카오가 지난해 3월 품에 안은 SM엔터를 게임사 엔씨소프트에 매각을 추진하려 한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해당 내용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했다.

카카오가 SM엔터의 매각 추진 의혹을 전면 부정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최근 전방위적인 사법리스크로 압박을 받고 있는 카카오와 SM엔터 사이의 갈등을 보여준다고 해석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3월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SM엔터 주식 39.87%를 공개매수 방식으로 매입해 최대 주주 자리에 올라섰다. 그러나 카카오가 당시 인수 경쟁사였던 하이브를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총 2400억 원을 투입해 '시세조종'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카카오 법인과 김범수 창업자, 인수를 지휘했던 배재현 투자총괄대표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조사했다. 배 총괄대표는 현재 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고 있다.

앞서 카카오 이사회 소속의 감사위원회(이하 감사위)는 SM엔터의 장철혁 대표, 이성수 최고 A&R 책임자, 탁영준 최고운영책임자 등 최고위 임원의 PC를 수거해 디지털 포렌식을 실시했다.

카카오 측은 "외감법 제21조에 의거해 외부 로펌을 통한 SM엔터 재무재표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카카오가 최대 주주가 된 후 SM엔터가 본사와 사전 상의 없이 진행한 투자 건의 적정성에 대해 자료 제출 요구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SM엔터가 지난해 9월 10x엔터테인먼트(텐엑스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매니지먼트 사업 부문 인수가 논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SM엔터는 지난해 총 22억 원을 들여 해당 사업 부문을 인수했는데, 당시 10X엔터가 보유한 현금이 312만 원에 불과했고, 부채는 8억 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져 '고가인수' 논란이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창업자와 최고위 경영진의 사업리스크로 궁지에 몰린 카카오가 SM엔터 등 계열사를 향해 과도한 통제에 나섰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는 현재 SM엔터 주식 39.87%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기는 하지만, 상법상 모회사는 아니다. 모회사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지분 50%를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지난해 SM엔터 인수를 확정지은 후 회사의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경영을 보장해 눈길을 끌었다"며 "그러나 이번 조치는 다소 과도한 면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동의를 받아 진행한 건이라고는 해도, 일부 임원의 PC를 포렌식하는 등의 행동은 별도 법인으로 존재하는 SM엔터의 독립성을 침해한 것으로 바라볼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지난해 12월 1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열린 임직원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김 창업자는 그동안 카카오 그룹의 경영 방식인 계열사의 자율경영을 타파하고, 구심력 있는 책임경영을 정착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지난해 12월 1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열린 임직원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김 창업자는 그동안 카카오 그룹의 경영 방식인 계열사의 '자율경영'을 타파하고, 구심력 있는 책임경영을 정착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카카오

이번 조치가 그동안 카카오가 관철해 온 '자율경영'의 시대를 끝내고 책임경영으로 넘어가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김범수 창업자는 지난해 12월 11일 임직원과의 간담회에서 "계열사마다 성장 속도가 다른 상황에서 일괄적인 자율경영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며 "투자와 스톡옵션, 전적인 위임을 통해 계열사의 성장을 이끌었던 방식과도 이별을 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이 시점에 카카오가 사회와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와 눈높이를 맞추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분적인 개선과 개편으로는 부족하다"며 "과거와 이별하고 새로운 카카오로 재탄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구속된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를 대신해 그룹의 재무·투자 업무를 맡을 최혜령 전 크레디트스위스(CS) 상무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했다. 최 CFO는 합류 직후인 지난해 12월 재무 그룹 직책자에게 '청렴서약서'를 받으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 SM엔터 감사조치 역시 최 CFO의 지시로 시행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SM엔터 감사 조치는 감사위가 카카오와 종속회사의 연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외부 법무법인을 통한 SM엔터의 재무재표 감사 필요성이 있어 실시됐다"며 "최 CFO의 지시로 해당 조치가 이뤄졌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서로 다른 DNA를 가진 카카오와 SM엔터라는 두 기업이 인수합병(M&A)을 통해 결합되는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이라며 "이번 사태의 향방에 따라 향후 카카오가 내건 '책임경영'의 방향성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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