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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황제주⑦] "아 옛날이여" LG생건, 중국 직격탄서 '허우적'
입력: 2024.01.29 00:00 / 수정: 2024.01.29 10:04

5년간 황제주 타이틀 지켰지만…주가 30만 원선도 '위태위태'

지난 2022년 초까지 황제주의 위엄을 뽐냈던 LG생활건강은 최근 30만 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초 이정애 LG생횔건강 대표이사가 구원투수로 취임했으나 주가는 하락세다. /더팩트 DB
지난 2022년 초까지 '황제주'의 위엄을 뽐냈던 LG생활건강은 최근 30만 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초 이정애 LG생횔건강 대표이사가 구원투수로 취임했으나 주가는 하락세다. /더팩트 DB

한때 1주당 100만 원을 호가하며 황제주 반열에 오른 종목들이 있다. 국내 증시 역사상 황제주 자리에 올랐던 종목은 코스피 11개, 코스닥 5개 등 도합 16개 종목이다. 높은 가격만큼 투자자와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현재 국내시장에서 황제주는 자취를 감췄다. 경영진을 둘러싼 논란, 실적 또는 업황 악화, 물적분할 등 왕좌를 내려놓은 이유는 다양하다. 최근에는 고금리·고유가·고환율 '3고' 우려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같은 중동발 리스크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증시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한때 황제주로 위상을 뽐냈으나 여러 가지 복합적 이유로 현재는 몸집을 줄인 격동의 종목들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편집자주>

[더팩트|윤정원 기자] 재작년까지만 해도 황제주에 이름을 올렸던 LG생활건강이 고전하고 있다. 뷰티 시장의 선전을 도왔던 중국 경기가 침체기에 빠짐에 따라 주가도 여전히 허우적대는 모양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LG생활건강은 전 거래일(31만5000원) 대비 0.16%(500원) 오른 31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31만2000원으로 문을 연 LG생활건강은 장 초반 31만2000원까지 빠지기도 했으나 장중 상승세로 전환해 거래를 종료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들어 이날 포함 5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일별 등락률은 △2일 -0.28% △3일 -3.81% △4일 -1.76% △5일 1.5% △8일 -1.94% △9일 3.20% △10일 -1.92% △11일 -0.75% △12일 -1.52% △15일 -2.31% △16일 -1.57% △17일 -2.40% △18일 6.72% △19일 -0.92% △22일 -2.33% △23일 1.27% △24일 -0.47% △25일 -0.79% △26일 0.16% 등이다.

2001년 4월 25일 유가증권시장에 발을 들인 LG생활건강은 지난 2017년부터 약 5년간 황제주 타이틀을 유지했던 기업이다. 2021년 7월 2일에는 178만4000원까지 오르는 등 주가 정점을 찍었고, 2022년 초까지만 해도 주가는 100만 원을 상회했다. 하지만 그해 1월 10일 95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당시로서는 유일무이했던 황제주 명패를 내려놓게 됐다. 이후 줄곧 우하향 곡선을 그렸고, 현재는 30만 원대도 위태로운 형국이 됐다.

LG생활건강의 주가는 지난 2021년 7월경에는 180만 원에도 다가섰다. 그래프는 LG생할건강의 최근 3년간 주가 추이 및 거래량.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LG생활건강의 주가는 지난 2021년 7월경에는 180만 원에도 다가섰다. 그래프는 LG생할건강의 최근 3년간 주가 추이 및 거래량.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 중국 실적 부진 지속…지난해 영업이익 30% 넘게 '뚝'

LG생활건강의 주가가 악화일로를 걷는 데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영향이 크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초 LG생활건강의 구원투수로 취임한 이정애 대표이사의 진두지휘에도 불구하고 실적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정애 대표는 LG생활건강은 물론 LG그룹 계열사 최초의 첫 여성 CEO로 내정 단계부터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시장에서는 공채 출신 첫 여성 임원으로 입지를 공고히 해온 이 대표의 활약을 기대했으나, 받아드는 성적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LG생활건강이 이달 17일 발표한 '손익구조 3% 이상 변경 공시'에 따르면 당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6조8048억 원으로 전년보다 5.3% 줄었고, 영업이익도 4870억 원으로 31.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6.7% 감소한 1635억 원에 그쳤다. LG생활건강 측은 "화장품 경쟁이 심화했을 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중국 내수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중국 내 소비가 둔화한 탓으로 매출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LG생활건강의 실적 반등은 단시일 내 이뤄지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 화장품 부문이 지난해 4분기에도 중국 현지 수요 약세로 면제점을 포함한 대중국 매출이 30% 넘게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대중국 매출 급감은 잦아들 것이나 중국 내 변화된 트랜드 등으로 수요 개선은 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중국 수요 부진 지속에, 중장기 수익성 개선 노력의 일환으로 채널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중국 의존도가 높아 해당 시장에서 유의미한 실적 개선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주가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화장품 사업부 중에서도 중국 매출의 비중은 약 46%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쉬운 점은 LG생활건강이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주춤하고 있다는 점이다. LG생활건강의 국내 화장품 사업 매출액은 최근 3년간 하락세다. 지난 2021년 2조5675억 원을 기록했던 국내 매출액은 2022년 1조8205억 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3100억 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6% 떨어진 수준을 나타냈다.

LG생활건강은 더후(The Whoo)를 비롯한 주요 브랜드의 확장 등을 통해 변곡점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더팩트 DB
LG생활건강은 '더후(The Whoo)'를 비롯한 주요 브랜드의 확장 등을 통해 변곡점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더팩트 DB

◆ 이정애 "2024년, 변곡점의 한해 돼야"…글로벌 뷰티시장 공략 박차

현재 LG생활건강은 올해를 지난 2년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새롭게 성장하는 변곡점의 한해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이정애 대표는 실적 대반전을 위한 중점 추진사항으로 △'더후(The Whoo)' 등 주요 브랜드의 글로벌 뷰티시장 공략 확대 △조직역량 강화 △데이터를 통한 업무 효율성 제고와 성과 창출 △차별적 고객가치를 위한 몰입 등 총 4가지를 제시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9월 럭셔리 궁중 화장품 브랜드 더후 대표 라인인 '천기단'을 13년 만에 리뉴얼, 중국 재공략에도 나섰다. 천기단은 중국에서 인기 있는 라인으로, LG생활건강의 간판 역할을 하고 있다. 한때 면세점에서 천기단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를 제치고 인기 1위 브랜드에 오르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더후의 미국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힘을 싣는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 대표는 글로벌 MZ세대 타깃 브랜드로 '빌리프', 'CNP', '더페이스샵(TFS)'을 지목한 바 있다. 아울러 생활용품 부문에서는 "내수 시장에 머물러 있는 데일리 뷰티 카테고리의 글로벌 전개를 위해 '피지오겔'과 '닥터그루트'에 대한 투자도 확대 하겠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LG생활건강은 쿠팡과의 직거래 재개가 향후 실적과 주가 반등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4월 LG생활건강과 쿠팡은 납품 협상 과정에서 갈등을 빚어 거래를 중단했다. 당시 LG생활건강은 쿠팡이 자사 생활용품과 코카콜라 제품 판매와 관련해 불공정행위를 했다고 판단, 공정거래위원회에 쿠팡을 신고했다.

판결선고일은 이달 18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이를 일주일여 앞둔 지난 12일 쿠팡과 LG생활건강은 인기 제품군 '코카콜라', '페리오 치약', '엘라스틴' 등의 로켓배송 거래를 이달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쿠팡은 LG생활건강의 오휘, 숨37, 더후 등 럭셔리 뷰티 브랜드는 '로켓럭셔리' 품목으로 새로 포함하기로 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앞으로 고객이 좋은 품질의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마케팅 활동을 지속해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G생활건강은 오는 31일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할 계획이다. 기업설명회는 컨퍼런스 콜 형식으로 진행되며, 2023년 4분기 경영실적 발표가 주요 목적이다. 앞선 공시와 달리 IR에서는 부문별 성과도 공개될 예정이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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