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대우조선 시절보다 안전시스템 퇴보"
한화오션 "안전 투자 늘렸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폭발 사고로 노동자 1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해 노동 당국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20대 노동자 1명이 폭발 사고로 숨져 노동 당국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에 인수된 이후 발생한 첫 사고다. 사측과 노동계는 안전보건 시스템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한화오션에 대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 통영지청은 사고가 발생한 부품 공장 작업중지 명령을 내린 상태다.
앞서 지난 12일 오후 3시 20분쯤 경남 거제 한화오션 옥포사업장 내 선박 방향타 제작공장에서 가스 폭발 사고로 그라인더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A(28) 씨가 숨졌다. 경남 거제경찰서는 작업장 내 가스가 찬 채 작업을 하다 사고가 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과 노동 당국, 산업안전공단 등이 지난 15일 사고 현장을 방문해 합동 조사를 벌였으나 구체적인 원인을 찾지 못했다. 우선 현장에 설비돼 있는 인화성이 짙은 작업용 가스가 누출됐고, 그라인더 불꽃 등으로 폭발했을 가능성을 따지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안전 시스템이 퇴보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지난 16일 노동부 통영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 측 안전보건 시스템의 후퇴와 실패로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2022년 대우조선 매각 절차가 시작하면서 사내 현장 안전 보건 관련 조직이 개편됐는데, 이 과정에서 안전보건 대응 능력이 퇴보했다고 주장했다.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 정황이 있으며, 관리책임자가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서 20대 노동자가 사고로 숨졌다. 사진은 사고 이후 현장. /민주노총 경남본부 제공 |
아울러 에틸렌 등 인화성 가스가 있었기에 전 사업장 작업 중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서의 동일한 작업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화오션은 사고 발생 직후 전 사업장 작업 중지를 했으나, 이후 사고가 발생한 부품 공장만 작업 중지했다.
한화오션 측은 대우조선해양의 한화그룹 편입 이후 안전 관련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노동계 주장을 반박했다. 2022년 이후 매년 약 300~600억 원 규모 안전·보건 관련 집행 금액을 추가로 집행했으며, 시스템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2023년 출범 이후 안전보건 분야 투자에 더욱 박차를 가해 전년 대비 600여억 원 증액된 3212억 원 안전 관련 투자를 단행했다"라며 "올해도 약 300억 원 가까이 추가 투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대 노동자 사망 사고가 대우조선해양의 한화그룹 편입에 따른 안전 시스템 약화 논란으로 확산하면서 결국 노동 당국 조사와 경찰 수사에 관심이 쏠린다. 중대재해처벌법상 이번 사고 안전관리책임자는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길섭 조선소장(구 거제사업장장)이다.
법조계에서는 단순 투자를 넘어서 경영 과정에서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신하나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는 실질적으로 누가 운영을 했는지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라며 "안전보건 경영 체계를 구축했는지 판단하는 과정에서 시행령상 의무를 이행했는지 따질 것으로 보이는데, 단순 투자를 넘어 실질적으로 경영을 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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