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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현장] 베가스에 불시착한 '거대 행성' 스피어…화려·선명함으로 '압도'
입력: 2024.01.15 00:00 / 수정: 2024.01.15 00:00

5만3884㎡ 세계 최대 화면·16만 개 스피커로 사운드 '굿'
외벽 120만 개 LED로 화려한 치장 랜드마크 역할 '톡톡'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촬영한 공연장 스피어 모습. 120만 개의 외부 발광다이오드(LED)를 통해 다양한 영상을 재생한다. /라스베이거스=김태환 기자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촬영한 공연장 '스피어' 모습. 120만 개의 외부 발광다이오드(LED)를 통해 다양한 영상을 재생한다. /라스베이거스=김태환 기자

[더팩트 | 라스베이거스=김태환 기자] '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4(CES 2024)'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모인 전 세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거대한 구체가 있다. 구체는 마치 거대한 행성이 지구에 불시착한 인상을 준다. 때로는 꽃이 활짝 피는가 하면, 전자기기 내부를 형상화한 푸른 기판이 나타나기도 한다. 내부로 들어가면 전면부터 측면, 천장까지 이어지는 세상에서 가장 큰 화면과 곳곳에 배치된 스피커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더팩트>는 지난 11일(현지 시간) 약 40층짜리 아파트와 맞먹는 높이와 120만 개의 외부 발광다이오드(LED)를 장착한 라스베이거스의 명물 '스피어(Sphere)'를 직접 찾아가 대런 애러노프스키의 '지구에서 온 엽서' 영화를 관람했다.

CES 2024를 찾은 대다수의 관람객이 마치 '필수 코스'를 찾듯 자연스레 스피어로 몰렸다. 이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화면이 수시로 바뀌는 거대한 구체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는 데 집중했다. 입장 시간이 되자 건물 입구로 줄이 길게 늘어섰고, 입구에선 보안 요원들이 가방과 소지품 검사를 실시했다. 안전 문제로 가방을 들고 입장할 수가 없었으며, 커다란 DSLR 카메라도 반입 금지였다. 스마트폰은 휴대할 수 있었다.

스피어 내부는 돔 구조로 구성된 거대한 스크린을 탑재했다. 총면적은 무려 5만3884㎡로, 축구장 2개 반을 합친 크기다. 워낙 화면이 큰 데다 돔 구조 형태여서 영상물은 특수카메라로 촬영해야 한다. 이날 관람한 영화는 4K나 8K를 뛰어넘은 18K로 촬영됐다.

스피어는 1만6000석의 대규모 좌석을 갖추었다. 다만 한정된 공간에 많은 좌석을 배치해 매우 좁고 경사도가 급했다. 자칫 잘못해서 몸을 앞으로 잘못 숙였다가는 추락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체감상 서울 고척 야구장보다도 좁고 불편했다.

주간에 가까이에서 본 스피어 모습. 그물망 구조의 철제 프레임에 120만 개의 LED가 촘촘히 박혀 있다. /김태환 기자
주간에 가까이에서 본 '스피어' 모습. 그물망 구조의 철제 프레임에 120만 개의 LED가 촘촘히 박혀 있다. /김태환 기자

영화 도입부에서는 작은 화면으로 출발해 점점 크게 확장되는 형태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작았던 지구가 점점 거대해지더니, 이내 온 세상천지가 지구 행성으로 뒤덮이는 느낌을 줬다. 이후에는 지구 곳곳을 비행하듯 날아가는 화면이 재생됐다. 관람객석이 마치 비행기 좌석과 같다는 착각도 들었다. 좌석에는 상황에 맞게 진동이 울려 몰입감을 더했지만, 4D 영화처럼 좌석의 좌우 움직임이나 냄새까지 구현하는 기능은 없었다.

고개를 위로 올려도, 옆으로 돌려도 화면이 재생돼 현실감을 더했다. 음향도 매우 뛰어났는데, 철새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할 때 날갯짓 소리도 함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겨갔다. 거대한 코끼리가 움직일 때는 의자의 진동과 함께 아래쪽에서 묵직한 발소리가 났다. 스피어에는 상영관 곳곳에 무려 16만 개의 스피커가 설치돼 있다. 이로써 입체 음향 기술을 제대로 구현해 영상의 생동감을 더한다.

스피어의 외벽을 자세히 들여다본 모습. 하키 퍽 크기의 단위 공간에 LED 전구가 촘촘히 박혀 있다. /김태환 기자
스피어의 외벽을 자세히 들여다본 모습. 하키 퍽 크기의 단위 공간에 LED 전구가 촘촘히 박혀 있다. /김태환 기자

천장까지 이어진 스크린은 물속을 표현할 때 그 진가를 발휘했다. 머리 위가 물결로 일렁이는 장면이 나오자, 정말 물속에 잠수한 느낌을 받았다. 가오리와 상어, 정어리 떼가 움직이는 장면에서도 눈 바로 옆으로 지나치는 착각이 들었다.

국내에서 극장 영화표 가격이 비싸다는 논란이 나오는 가운데 스피어가 극장의 미래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초대형 스크린에 현실감각을 달리하는 체험이 동반된다면, 고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수요가 분명히 있을 것 같았다.

다만 스피어의 관람 가격은 비싼 축에 속한다. 여기에 좌석의 위치와 시간대에 따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한다. 평일 중간 지점 좌석 기준 가격은 161달러(약 21만1700원)로, 일반 2D 극장(1만4000원) 대비 15배 가격이다. 이마저도 상황에 따라 200달러까지도 가격이 오르기도 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명물 스피어에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4 티저 광고가 노출되고 있다. /삼성전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명물 '스피어'에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4 티저 광고가 노출되고 있다. /삼성전자

한편 화려한 외벽 LED를 자랑하는 '랜드마크'인 만큼, 기업들의 광고 경쟁도 치열하다. 스피어에 하루 약 4시간 동안 노출되는 광고비는 45만 달러로 한화로 약 5억8725만 원에 달한다. 고비용에도 불구하고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한 사람들이 최소 한 번 이상 보게 되는 만큼 광고 효과는 확실하다는 평가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마블스튜디오의 TV 시리즈 '왓 이프'와 협업해 만 하루 동안 스피어에서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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