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항공 운임 지수 급등…"불확실성 원인, 추이 지켜봐야"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의 공격으로 컨테이너선의 수에즈 운하 통행이 중단되는 '홍해 리스크'가 발생한 가운데 해운 업계에서는 선사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HMM 제공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의 공격으로 컨테이너선의 수에즈 운하 통행이 중단되는 '홍해 리스크'가 발생한 가운데 해운 업계에서는 선사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항공 업계도 반사이익이 점쳐진다.
10일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5일 기준 1896.65를 기록했다. SCFI는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해 세계 주요 항구로 운송되는 컨테이너 운임을 측정하는 지수다. 통상 글로벌 해상운송 운임 수준 지표 등으로 사용된다.
SCFI는 지난달 8일 1032.21에서 이달 5일 1896.65로 한 달 만에 83.7% 올랐다. 운임 비용이 급격히 오른 주요한 원인으로 '홍해 리스크'가 꼽히고 있다. 예멘 반군 후티는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이후 지난달 30일까지 홍해를 지나는 선박에 최소 23회 공격했다.
글로벌 해운사는 홍해 운항을 포기하고 추가 비용과 시간을 부담하며,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해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이에 운항일수는 기존 대비 15일(왕복 기준) 이상 늘어난 상태다. 유럽으로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해상운송 일정 지연과 운임 비용 상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글로벌 해상물류 차질과 관련해 동향 및 수출 영향 등을 점검하며 물류 기업, 선사 등과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은 유럽과 지중해 노선에 임시선박 4척을 투입했다. 수출기업 물량 해소 취지다. 북유럽 노선에 1만1000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척과 지중해 노선에 4000~6000TEU급 컨테이너선 3척을 투입할 계획이다.
'홍해 리스크'로 바닷길 상황이 녹록지 않자, 하늘길도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제공 |
HMM은 관계자는 "별도 여유 선박이 없는 상황에서 임시 선박을 투입하기 위해 다른 노선의 선박을 재배치하는 등 운영상 어려움이 발생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원활한 수출을 위해 투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운 업계에서는 운임비가 올라 '반사이익'이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 해운 업계 관계자는 "(희망봉으로) 우회한다는 것은 결국 수요는 큰 차이가 없으나, 공급이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라며 "수익성이 높아진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홍해 리스크'로 바닷길 상황이 녹록지 않자, 하늘길도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다. 항공 업계에서는 운임 비용 상승이 당분간 이어지며,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 본다. 다만 불확실성에서 나온 '반사이익'이라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홍콩TAC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발틱항공화물운임지수(BAI)의 홍콩~북미 노선 평균 운임은 kg당 7.1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7월 4.69달러와 비교하면 51.4% 상승한 수치다. 전달 대비 홍콩~유럽 노선은 15.5% 증가했다.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수익 창출 창구였던 화물매출이 엔데믹으로 주춤했으나, '홍해 사태'로 단기이익이 생기리라 기대하고 있다. '홍해 사태'와 별개로 최근 유가 하락과 반도체 경기 개선 등으로 물동량이 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 항공 업계 관계자는 "수에즈 운하 제한 상황이 지속되면 선박 공급량 부족과 비용 증가에 따른 해운 운임 상승으로 항공화물 수요 발생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다만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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