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월 갤럭시S24 공개 예정
구글·애플도 'AI폰' 출시 예고
온 디바이스 AI, 2032년 87조 원 규모로 성장
삼성전자가 내년 1월 중순 세계 최초 '온 디바이스 AI' 스마트폰 '갤럭시S24'를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은 유명 팁스터 '아이스 유니버스'가 공개한 갤럭시S24 울트라 예상 이미지. /'아이스 유니버스' 홈페이지 |
[더팩트|최문정 기자] 내년부터는 손안에 자체 인공지능(AI)이 탑재된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는 시대가 본격 개막할 예정이다. 오는 1월 '갤럭시 언팩' 행사를 통해 신제품 공개를 앞둔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과 구글 등이 '온 디바이스' AI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줄줄이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위축됐던 스마트폰 수요 회복과 함께 AI가 시장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주요 지표로 부상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1월 중순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갤럭시 언팩'을 개최하고,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할 전망이다.
데뷔를 앞둔 갤럭시S24 시리즈는 세계 최초의 온 디바이스 AI 탑재 스마트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온 디바이스 AI란 자체적으로 AI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기기를 의미한다. AI는 그 특성상 매우 많은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통 클라우드 기술로 서비스된다. 데이터센터 등의 서버에 AI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갖춰놓고, 실시간 통신을 통해 이를 내려받아 사용하는 방식이다. 온 디바이스 AI는 이러한 외부 통신 과정이 없어도 기기 자체의 칩셋 등의 자원을 활용해 연산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외부 네트워크 환경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8일 '삼성 AI 포럼'을 개최하고,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가우스'를 공개했다. 생성형 AI는 대규모 사전 데이터 학습과 인간의 두뇌활동을 모방한 알고리즘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이미 입력된 정보를 출력하는 것을 넘어, 사전 정보 기반의 새로운 내용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나의 생성형 AI 모델로 여러 AI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AI 시대의 필수 인프라'로 불린다.
가우스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코드 모델 △이미지 모델 등으로 구성됐다. 삼성전자는 사내 업무에 가우스를 접목하는 한편, 단계적으로 스마트폰, 태블릿, 가전 등 자사의 기기에 이를 결합한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가우스가 가장 먼저 탑재될 제품군은 스마트폰이 꼽힌다.
가우스를 온 디바이스 AI로 탑재한 갤럭시S24 시리즈는 '실시간 통화 통역' 기능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통화를 할 때 갤럭시S24가 상대방의 언어를 통역해 주는 기능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돼 있는 AI 비서 '빅스비'와 생성형 AI가 결합하면 더욱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 부사장은 "모바일 기술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소통과 생산성, 그리고 창조적 경험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며 "이제 모바일 AI 기술이 갤럭시와 의미 있게 접목돼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고, 휴대폰의 역할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구글은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 '제미나이'를 공개한 뒤, 이를 '구글 픽셀8'과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 등에 탑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더팩트 DB |
구글과 애플도 자체 생성형 AI 모델을 활용한 온 디바이스 AI 스마트폰 출시를 각각 예고한 상황인 만큼, 향후 AI는 스마트폰의 성능을 판가름하는 주요한 기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지난 6일(현지시간)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공개했다. 제미나이는 모델 규모에 따라 나노, 프로, 울트라 등 3개의 모델로 구성됐다. 구글은 지난 10월 출시한 스마트폰 '픽셀8'에 나노 모델을 온 디바이스 AI로 탑재하겠다고 예고했다. 또한 제미나이를 삼성전자 갤럭시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도 탑재하는 방향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애플 역시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폰16' 시리즈를 시작으로 온 디바이스 AI 스마트폰 시대를 열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의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소규모 엔지니어링 팀을 꾸려 '애플GPT'(가제)라는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대규모언어모델 '에이잭스'를 기반을 한다. 업계에서는 '애플GPT'가 현재 애플 모바일 기기의 AI 비서 '시리'와 결합돼 사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정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PC와 모바일 디바이스를 시작으로 웨어러블 기기, 드론, 자율주행 자동차,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헤드셋, 스마트홈, 로봇 등 여러 종류의 기기 단에서도 AI 도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며 "2032년에는 약 87조 원 규모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munn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