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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공포①] 3조 원 손실 불가피?…ELS 어쩌다 이 지경 됐나
입력: 2023.12.12 00:00 / 수정: 2023.12.12 00:00

2021년 1만2000선 찍었던 홍콩H지수…현재 5400선으로 반토막
대규모 원금 손실 불가피 전망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내년 상반기 대규모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팩트 DB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내년 상반기 대규모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팩트 DB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주가연계증권(ELS)에서 수조 원대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2021년 홍콩H지수는 1만2100선까지 치솟으며 투자 열풍을 일으켰지만 2년 만에 5000선까지 급하강했다. 투자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금융당국과 판매사들은 뒤늦은 대응에 나섰지만 책임을 피해 가지는 못할 전망이다. 판매사의 불완전판매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내년 상반기 8조 원 규모의 만기가 도래한다. 투자자 분쟁·소송 배상 절차 등 후폭풍도 예고 됐다. 이를 <더팩트>가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가 최근 3년 새 급락하면서 이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수조 원대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아직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증권가에서는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H지수 연계 ELS에서 3조 원가량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ELS는 파생상품의 일종으로, 기초자산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와 연계돼 수익률이 정해지는 증권 상품이다. 대체로 만기 상환 시점에 해당 ELS 상품이 시초가의 60~70% 수준을 회복하면 원금 손실은 피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만약 만기 시점에 지수가 '원금 손실 발생 구간(녹인·Knock-In)' 구간 밑으로 내려갈 경우 투자 원금을 전부 날릴 수도 있다. 만기는 통상 3년이다.

투자자들은 주가 지수가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이기를 기대하고 투자에 나선다. 통상 코스피200, S&P500, 홍콩H지수 등 국가별 대표지수가 가입 당시보다 절반 아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률이 보장되는 구조이다 보니 중위험 상품임에도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 내년 초까지 회복 못하면 3조 원 이상 손실 발생 예상

문제는 2021년 판매 당시 1만~1만2000을 기록했던 홍콩H지수가 11일 기준 5400선까지 떨어지며 반토막 나며 대규모 원금 손실 발생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홍콩H지수 ELS 발행잔액은 총 20조5000억 원이다. 이 중 은행 판매분은 15조8000억 원이며, 은행 판매분 중 절반 8조3000억원이 오는 2024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2024년 상반기 만기도래 물량이 4조7726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NH농협은행(1조4833억 원), 신한은행(1조3766억 원), 하나은행(7526억 원), 우리은행(249억 원) 순이다.

업계는 내년 1~2월까지 홍콩H지수가 7000~8000선을 도달하지 못할 경우 3조 원 이상의 원금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 금융시장을 둘러싼 대외환경은 아직 녹록지 않다"며 내년 상반기 예상밴드를 5000~7000포인트로 제시했다. 예측대로라면 원금 손실이 불가피한 셈이다.

신 연구원은 "홍콩H지수는 연중 최저점에 다가섰는데 무디스가 중국과 홍콩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영향이 있다"며 "한국자본시장도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국내 투자자가 많아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홍콩H지수 ELS 발행잔액은 총 20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더팩트DB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홍콩H지수 ELS 발행잔액은 총 20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더팩트DB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단 5대 시중은행은 홍콩H지수 편입 ELF 등 상품 판매를 잇달아 중단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홍콩H지수가 편입된 ELT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으며, NH농협은행도 10월부터 지난달부터 전국 각 지점에서 ELS 판매를 중단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달 30일부터 홍콩H지수 편입 ELT, ELF 판매를 잠정 중단했으며, 하나은행도 지난 4일부터 홍콩H지수 편입 ELT, ELF 판매를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 은행권 "ESL 수요 높았다…지수 급락 예측 못해"

그렇다면 은행권은 왜 홍콩H지수를 판매해 왔을까.

은행권은 2021년 홍콩 증시에 대한 전망 및 금리 환경을 고려했을 때 홍콩 H지수 ELS 판매가 고객에게 유리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2018~2021년 당시 홍콩H지수는 1만~1만2000포인트 범위서 박스권을 형성했고, 특히 2021년 1~2월에는 경기회복 기대감과 중국 본토의 유동성 유입으로 홍콩H지수가 약 15% 상승했다.

한국은행도 홍콩H지수가 이정도의 급락세를 보일지는 예측하지 못했다. 2022년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H지수는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국내 ELS 원금 손실 발생이 되는 지수는 5500수준으로 국내 금융시장의 영향이 제한될 것으로 봤다.

아울러 홍콩H지수가 편입된 ELS 상품에 대한 고객 수요도 높았다는 것이 은행 측 설명이다. 당시 정기예금의 금리가 0.5~1% 수준이었는데, ELS의 경우 3~4%의 수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수요가 몰렸고, 이러한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홍콩H지수가 코스피 대비 시장이 크고, 고객들도 이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며 "이에 당시 홍콩H지수가 있는 상품이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정도의 하락세를 보인 것은 1년이 더 지난 뒤이기 때문에 당시에는 홍콩H지수 주가에 대한 예측을 하락을 예측하는 것이 적었다"고 덧붙였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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