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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CEO는 회사 미래 책임지는 자리"…'쇄신' 나설까
입력: 2023.12.06 00:00 / 수정: 2023.12.06 00:00

내년 임기 만료 대표이사 거취 주목

롯데그룹은 6일(오늘)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좌측 상단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더팩트 DB·롯데그룹
롯데그룹은 6일(오늘)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좌측 상단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더팩트 DB·롯데그룹

[더팩트|이중삼 기자] "CEO는 회사의 미래를 책임지는 자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7월 1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3 하반기 VCM'에서 강조한 말이다. 신 회장은 이날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롯데지주 실장 등 80여 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4개월 21일 전(6일 기준), 신 회장이 역설한 메시지가 오늘(6일) 예정된 롯데그룹 인사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책임과 리더십이라는 키워드를 힘줘 말한 만큼, 실적이 부진한 대표이사들을 교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롯데그룹은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한다. 롯데그룹 내부 관계자는 "정확히 몇시에 발표가 될 지는 알 수 없다"며 "다만 오늘 내로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도 "오늘 나올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이번 롯데 인사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임기 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대표이사들의 거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각사 대표는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 △나영호 롯데온 대표 △최홍훈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대표 등이다.

대표 교체 가능성이 불거지는 이유는 실적과 관련이 깊다. 올해 3분기 롯데쇼핑 매출은 3조7391억 원, 영업이익은 142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4조132억 원·영업이익 1500억 원) 대비 각각 6.8%, 5.3% 줄었다. 올해 2분기 실적도 저조했다. 매출은 3조6222억 원, 영업이익은 514억 원이었는데, 지난해 동기(매출 3조9018억 원·영업이익 743억 원) 대비 각각 7.2%, 30.8% 줄었다. 실적 하락 요인은 물가상승으로 인한 고정비 증가 부담에 따른 판매관리비가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 롯데온 매출은 320억 원, 영업이익은 -23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250억 원·영업이익 -380억 원) 대비 매출은 70억 원 늘었고, 영업손실은 150억 원 줄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210억 원)도 지난해 동기(-490억 원) 대비 280억 원 축소했다. 그러나 흑자 전환에는 지속해서 실패하면서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호텔롯데 실적도 내리막길이다. 올해 3분기 매출은 1조1873억 원, 영업이익은 67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매출 1조7027억 원·영업이익 1081억 원) 대비 매출은 5154억 원, 410억 원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 인사가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유통업계 인사 키워드가 쇄신이었던 만큼, 롯데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신세계그룹은 지난 9월 계열사 대표 40%를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현대백화점그룹도 백화점 등 주요 계열사 수장을 교체했다.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이번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유통 분야를 맡게 될지 주목된다. /롯데그룹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이번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유통 분야를 맡게 될지 주목된다. /롯데그룹

◆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그룹 모태 유통 분야 역할 맡나

전문가들은 롯데 인사를 앞두고 인사 개편은 필연적이지만, 문책성 인사는 없을 것이란 진단을 내놨다. 김종갑 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롯데그룹이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선 인사 개편이 필연적이다"며 "새로운 기술 변화에 적응할 인사 개편이 없다면 롯데의 미래는 불투명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상철 유한대 경영학과 교수는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결과에 대해) 문책성이라기 보단, 통상 정기임원 인사로 바라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전했다.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의 승진 여부와 유통 계열사 진출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 회장은 지난 9월 베트남에서 열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개관식에서 "(신 상무의 유통 부문 데뷔 관련) 우리 아들은 여러 공부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6년생인 신 상무는 그룹 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외부로 모습을 자주 비추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과 10월 각각 롯데·노무라 교류회, 잠실 롯데백화점 현장 점검 등을 통해 얼굴을 비췄고, 연말 임원 인사에서는 상무로 고속 승진했다. 또 그룹의 주요 전략 방향을 결정하는 VCM에 참석했다. 특히 올해 3월에는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 방한에 신 회장과 함께 접견했고, 지난 9월에는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개관식에도 참석했다.

김종갑 교수는 "신 상무의 현장 행보를 보면 이번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그룹의 모태인 유통 분야에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며 "신 상무를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상철 교수도 "이번 인사에서 신 상무가 유통 계열사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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