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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벌레' 논란 이후…생닭 공장 위생 상태 살펴보니
입력: 2023.11.29 16:43 / 수정: 2023.11.29 16:43

'생닭 벌레' 사건 이후 위생 강화, "모든 공정 철저히 관리"
오류 발생한 자동화 시스템 점검, 이물질 점검 인력 확대


지난달 하림 생닭 제품에서 벌레가 발견되자 김홍국 하림 회장은 친환경 농장에서 키워 벌레가 많을 수 있다. 하지만 인체에 무해하다고 발언했다. /우지수 기자
지난달 하림 생닭 제품에서 벌레가 발견되자 김홍국 하림 회장은 "친환경 농장에서 키워 벌레가 많을 수 있다. 하지만 인체에 무해하다"고 발언했다. /우지수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생닭 벌레' 사건에 김홍국 하림 회장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지 한 달이 지났다. 하림은 생산공정을 전수조사하고 개선에 나서고 있다. 또 생닭의 이물질을 직접 검사하는 인원이 적다는 지적이 나오자 곧바로 인력을 확대하며 재발 방지 의지도 드러냈다.

지난 23일 <더팩트> 취재진은 생닭에서 벌레가 나와 논란이 됐던 하림의 생닭 공장을 방문했다. 하림의 생닭 생산공정은 대부분 자동화 시스템으로 이뤄져 있다. 닭의 내장을 자동 집게형 스푼을 사용해 몸과 분리하는 내장적출 과정을 거치는데, 해당 작업 과정에서 모이주머니가 터지는 오류가 발생하며 벌레 유충이 식도에 남게 됐다. 하림은 이 자동화 기기들를 전수조사하고 오작동 관리를 더 강화했다.

하림은 생닭을 분류할 때 이상이 있는 닭을 골라내기 위해 3단계 과정을 거친다. 먼저 정부 검사관이 시간대별로 공장을 방문해 닭의 위생 상태를 점검한다. 이날 도계된 닭은 정부의 검사를 받아야만 시장에 선보일 수 있다.

검사관이 위생 점검을 마치면 모든 닭들을 카메라로 자동 촬영하는 2번째 점검이 시행된다. 외부 상처가 있는지, 골절된 부위는 없는지 확인한다. 개체마다 출신 농장을 등록하고 이상이 있는 닭의 출처를 파악할 수 있게 관리한다.

카메라 점검 후 마지막으로 이물질이 있는지 꼼꼼히 검사한 후 포장된다. 이 과정에서 투입되는 인력이 2명에 불과한 점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서 지적됐다. 하림은 해당 인원을 6배인 12명으로 늘렸다. 또 식도 부위에서 이물질이 발생했기 때문에 항문 부위만 살펴봤던 점검 범위를 식도 부위까지 넓혔다.

하림 관계자는 "점검 인원을 8명으로 늘렸지만 내부에서 인력이 더 필요할 수 있단 의견이 나왔다. 포장 전 검사하는 인원에 더해 포장 과정에서 검사하는 인력을 4명 추가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하림 공장은 지난 28일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방문하는 등 꾸준한 관리 감독이 이뤄지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잘못했다. 도계 작업 이전 농장부터 검수 과정까지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하림은 생닭 공정에서 세 단계의 검수 과정을 거친다. 사진은 두 번째 단계인 카메라 검사로, 닭의 외부 손상을 자동으로 검사하는 과정이다. /하림
하림은 생닭 공정에서 세 단계의 검수 과정을 거친다. 사진은 두 번째 단계인 카메라 검사로, 닭의 외부 손상을 자동으로 검사하는 과정이다. /하림

지난달 28일 소비자가 이마트 동탄점에서 구매한 '하림 동물복지 생닭'에서 벌레가 발견됐다. 이에 식약처는 하림 생닭 생산공장 현장 점검에 착수했다.

식약처는 식품의 이물질이 금속이나 유리 조각처럼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물질인 경우, 혹은 이물질이 포함된 제품이 전국으로 유통된 경우에 한해 현장 조사를 실시해 왔다. 소비자가 구매한 특정 제품에서 벌레가 나와 생산공정을 점검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식약처가 하림 공장을 조사한 결과,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이물질 점검을 맡는 인력이 2명으로 부족한 점이 지적됐다.

생닭의 벌레는 하림이 도입한 친환경 '동물 복지' 시스템의 영향이란 설명도 있었다. 김홍국 회장은 신규 브랜드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견된 벌레에 대해 "친환경 농장은 소독약을 쓰지 못해 벌레가 많을 수 있다"며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고 말했다.

친환경 농장에서 키워진 생닭의 특성을 강조한 발언이었지만 식품 이물질에 대해 '인체에 해가 없다'고 발언한 것은 적절하지 못하단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대표 생닭 판매 기업인 하림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시장에서 생닭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림이 영세 육계 기업의 위생 관리도 돕는다면 소비자 인식이 개선될 수 있다고도 조언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하림이 한국육계협회 등 닭고기 관련 기관과 국내 육계 공장 위생 개선에 협력할 수 있다. 하림의 손상된 이미지를 개선하고 국내 육계 기업의 불안감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얼마나 안전하게 개선했는지 소비자가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알려야 한다. 제품 포장지 등에 설명을 표기하는 것도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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