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머티·두산로보틱스 연일 강세
개인 중심 테마주 장세 이어져…연말 새 주도주 나올 가능성도
국내 증시에 연말을 앞두고 한 종목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코프로머티)와 두산로보틱스가 연말을 앞둔 국내 증시에서 연일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모두 최근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한 '신입생'들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영향이다. 이 외에는 기업 실적 등 펀더멘탈과 관련이 없는 '정치 테마주' 정도가 반짝인다. 시장을 강력하게 이끄는 '주도주'가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는 전 거래일 대비 10%가량 오르며 장중 15만1200원을 찍고 상장 후 최고점을 경신했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만 봐도 17일 코스피에 상장한 후 7거래일간 상승은 6회, 보합 1회, 하락 마감 1회를 기록했다. 이 중 20% 이상 급등한 날은 4거래일이다.
에코프로머티는 올해 개인투자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은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의 첫 코스피 상장 종목으로 2차전지 양극재 핵심소재인 하이니켈 전구체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로, 상장 직전인 14일 발표한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69억 원 손실이다. 에코프로의 인지도를 등에 업고 상장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해석도 있으나, 적자 전환한 회사가 연일 상종가를 치는 배경이 다소 과열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두산로보틱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15일부터 28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이 기간 상승률은 88.47%. 29일 장에서도 전날보다 10% 넘게 오른 9만3400원에 거래되면서 역시 최고점을 경신했다.
문제는 에코프로머티와 두산로보틱스가 높은 거래량을 기반으로 한 장대양봉으로 주가를 연일 끌어올렸으나, 동종업종이나 시장 전체를 함께 끌고 가지 않는 점이다.
2차전지 양극재 소재 업체인 에코프로머티의 일일 거래대금은 코스피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지만 2차전지 밸류체인은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더팩트 DB |
에코프로머티와 코스피 내 같은 2차전지 밸류체인으로 분류된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홀딩스는 에코프로머티가 132.51.% 오른 7거래일 동안 각각 0.69%, 3.12% 오르는 데 그쳤고 에코프로 그룹주로만 한정해도 같은 기간 에코프로 4.71%·에코프로비엠 2.73% ·에코프로에이치엔 7.37% 상승했다.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경쟁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지난 7거래일간 17.84% 오르면서 우산 효과를 어느 정도 입었으나, 역시 두산로보틱스(59.14%)에 미치지 못한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최근 상장한 두 종목에 쏠린 배경으로 대해 국내 증시에 외인이나 기관 등 '큰 손'이 이끄는 주도주가 없는 영향으로 보고 있다. 개인 중심의 테마주가 장세하고 수급이 두 종목에만 쏠리면서 주도주가 나오기 어려운 시황이라는 분석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인과 기관 동반 매도에 지수가 약보합하고 있다. 개인 수급 위주인 에코프로머티와 두산로보틱스 거래대금은 코스피의 30%를 차지한다"며 "반도체 업종 강세 후 쉬어가는 가운데 주도주가 부재한 이슈 중심의 테마 장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12월 증시는 다를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30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1일(현지 시각) 예고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을 앞두고 그간 관망세가 이어온 탓에 증시가 다소 부진한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경기 지표가 개선되고 있고 외인과 기관은 물론 투자자들의 신규 자금이 국내로 유입돼 한 종목을 포함한 업종 전체를 이끄는 새로운 주도주가 나올 것이라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변동성지수가 최근 들어 20포인트에서 15포인트대로 내렸다. 시장에 부담을 줬던 금리 인상 기조는 다소 줄어들었고 수출 지수도 개선세다. 업황 개선이 뚜렷한 반도체는 물론 2차전지를 포함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미래 산업에서 주도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