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황원영 기자] SM엔터테인먼트(SM) 시세조종 의혹으로 내리막길을 걷던 카카오 주가가 장중 5만 원을 회복했다. 장중 5만 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8월 이후 3개월 만이다. 대표적 은둔 경영자로 손꼽힌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경영쇄신 의지를 다진 데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오후 2시 53분 현재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2.34%(1150원) 오른 5만4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카카오는 4만875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하락 출발했으나 이내 상승 반전했다. 오후 들어서는 5만1000원까지 오르면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검찰이 카카오 임직원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나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앞서 카카오는 SM 주가 시세 조종 의혹과 계열사 독과점 논란 등 연이은 악재로 내림세를 보였다. 김범수 센터장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출석한 10월 27일에는 장중 3만730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썼다.
아울러 지난 15일 특사경이 김 센터장을 비롯해 홍은택 카카오 대표, 이진수·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대표 등 6명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주가는 반등하지 못하고 갈지자를 그렸다.
김 센터장을 비롯한 이들은 지난 2월 SM 경영권 인수전 당시 경쟁자였던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2400여억 원을 투입해 SM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보유 상황을 보고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다만, 주가 낙폭이 커지자 기관과 외국인을 중심으로 저점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달 들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카카오를 1116억 원, 979억 원씩 사들였다.
아울러 김 센터장이 분위기 반전에 나선 것도 유효했다. 카카오는 현 상황을 비상 경영 단계로 선포하고 지난달 30일부터 쇄신 작업에 착수했다. 김 센터장은 지난 13일 공동체비상경영회의에 참석하면서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연내에는 쇄신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증권가는 카카오 실적 개선을 기대하면서도 사법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유진투자증권은 카카오의 내년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6% 증가한 9조1000억 원, 영업이익은 26.4% 증가한 574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카오톡 개편 효과와 광고 시장 회복이 주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목표주가는 낮은 수준이다. 이달 들어 카카오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를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 5만8000원 △NH투자증권 5만7000원 △교보증권 6만2000원 등으로 5~6만 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신한투자증권은 투자의견 트레이딩 바이(단기매수),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보다 낮은 4만5000원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