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부동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고금리 빚내서 내집마련은 불안"…집값 관망세 속 전세수요 '쑥'
입력: 2023.11.20 16:26 / 수정: 2023.11.20 16:26

전세대출 금리 4%대 '안정화'
아파트 매매·월세수요 전세로


서울 아파트 매매와 월세수요가 전세수요로 이전하면서 전세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물량이 쌓이고 가격 상승이 멈춘 아파트 매매시장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더팩트 DB
서울 아파트 매매와 월세수요가 전세수요로 이전하면서 전세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물량이 쌓이고 가격 상승이 멈춘 아파트 매매시장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 위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세가격은 꾸준하게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물량이 쌓이고 가격이 내리는 매매시장과 달리 전세시장은 가격 상승과 매물 소진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내집마련 수요와 비(非)아파트 임차수요, 아파트 월세수요가 모두 전세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아파트실거래가가 집계한 통계를 보면 이날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거래 매물은 3만5260건으로, 6개월 전 3만8414건보다 9.2% 줄었다. 같은 기간 매매거래 매물의 경우 물량이 10만2905건에서 11만3430건으로 10.2% 증가했다. 매물 물량도 매매거래가 전세의 두배 이상 많지만 증감 추세도 대조적인 모습이다. 아파트 매매수요는 얼어붙었지만 반대로 세입자들의 빌라 기피현상과 매매시장 관망세가 맞물리면서 아파트 전세 매물이 줄어든 것이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도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KB주택가격동향조사 자료를 보면 지난 13일 기준 서울 지역 주간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12% 떨어져 8월 첫째주(8월 7일) 이후 13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반면 전세 가격은 0.112% 올라 16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강남에서는 서초구(0.315%), 영등포구(0.261%), 양천구(0.209%)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강북에서는 마포구(0.297%), 용산구(0.189%), 은평구(0.123%) 등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세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정부의 고금리 기조로 내집마련을 미루는 이들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기존 빌라(연립·다세대주택) 전세수요가 아파트로 이전하면서 전세시장 수요는 늘었다. 서울에 내집마련을 준비 중인 A(37세·남) 씨는 당초 올해 계획했던 아파트 매입을 미뤘다. A 씨는 "올해 전세 계약이 만료되기 전에 아파트를 사려고 했는데 높은 금리때문에 이자부담이 예상보다 커졌다"며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도 어두울 것으로 보고 일단 전세계약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세대출 금리가 안정화되면서 월세수요와 매매수요가 전세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지고 전반적인 경기 여건이 악화하면서 아파트 매수심리와 거래량, 가격이 모두 둔화하는 분위기"라며 "반면 매매 수요가 전월세 시장으로 이동하거나 기존 임차수요가 머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파트 전세의 경우 깡통전세의 위험이 있는 빌라보다 주거 선호도가 높다"며 "전세대출 금리도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안정된 상태라 월세수요까지 전세로 이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주택금융공사(HF) 집계를 보면 지난달 5대 은행(국민·농협·신한·우리·하나)의 전세자금대출 평균 금리는 연 4.18~4.54% 수준에 형성됐다. 이와 달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4.65~6.66%로 집계됐다. 이는 4.17~6.254%에 형성됐던 지난달보다 상하단이 각각 0.48%포인트, 0.406%포인트 오른 것이다.

서울 전세수요가 비아파트의 전세사기와 깡통전세를 피해 아파트에 몰리고 있다. 전세대출 금리가 안정화되면서 매매수요도 전세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이동률 기자
서울 전세수요가 비아파트의 전세사기와 깡통전세를 피해 아파트에 몰리고 있다. 전세대출 금리가 안정화되면서 매매수요도 전세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이동률 기자

기존 비아파트 전세 수요도 아파트 전세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직방의 분석 결과 올해 전국 주택 전세거래총액의 비아파트 비중은 19.6%로 20%를 하회하면서 지난 201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파트는 전체의 80.4%를 차지했다. 전세 총액은 아파트가 181조5000억 원으로, 비아파트 44조2000억 원의 4배 이상 많았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아파트 전세시장은 올해 들어 가격이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인 반면 비아파트는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며 "특히 전세사기가 주로 일어난 비아파트 전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세가격 상승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세시장의 공급 역할을 하는 입주물량이 내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는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을 1만921가구로 예상했다. 이는 부동산R114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과거 입주 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1년 2만336가구보다도 절반가량 적다. 올해 3만2795가구와 비교해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내년 입주를 앞둔 서울 신축 아파트는 총 18개 단지에 그칠 전망이다. 이들 단지조차 일부 지역에 몰려 있다. 강동구에만 6개 단지, 3927가구가 예정돼 있어 전체 물량의 약 40%가 집중됐고, 25개 자치구 중 15곳(서초·용산·마포·양천·강서·성동·광진·금천·중랑·동대문·노원·도봉·종로·중·서대문구)은 신축 입주 물량이 없다.

여 수석연구원은 "내년 주거 수요가 높은 수도권 입주물량이 감소하면서 전세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며 "다만 일부 수요는 전세계약 갱신권을 사용하면서 분산될 것으로 보여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wisdom@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