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3사 중 유일하게 고객수 증가한 '쿠팡이츠'
'2위' 요기요 뒤쫓는 '3위' 쿠팡이츠
배달앱을 이용하는 고객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배달 플랫폼 업계는 배달비 할인 혜택 등을 내세우면서 고객을 붙잡고 있다. /우지수 기자 |
[더팩트|우지수 기자] 배달 플랫폼업계 마케팅 전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특히 업계 2위 요기요의 고객수를 3위 쿠팡이츠가 바짝 쫓으면서 2위 사수 경쟁이 거세다. 업계는 이탈하는 배달앱 고객을 붙잡기 위해 멤버십 서비스를 확대하거나 할인하는 등 '생존 마케팅'을 지속할 전망이다.
20일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의 MAU(월간활성이용자 수)는 2949만6304명이다.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75만 명 이상 감소한 수다. 이용객 비중 1위 배달의민족과 2위 요기요에서 감소세가 뚜렷했고, 고객 이탈 이유로는 '높은 배달비'가 가장 크게 꼽힌다. 업계는 가장 큰 고객 불만인 배달비를 줄일 수 있는 멤버십 서비스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배달앱 3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이용자 수가 늘었다. 쿠팡이츠의 지난달 MAU는 433만49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지난 9월과 비교하면 1.7% 늘었다. 쿠팡이츠 MAU는 쿠팡이 와우멤버십 고객에게 쿠팡이츠 배달료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와우할인'을 지난 4월 선보인 후 7개월간 꾸준히 늘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 10월 MAU 2위 요기요와의 격차를 약 140만 명까지 좁혔다. 지난해 10월 300만 명 이상의 차이가 났던 것과 비교해 50% 이상 줄인 셈이다. 쿠팡이츠는 이 같은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10% 할인 서비스를 전국구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광역시 규모 지역에서만 제공했던 와우할인 서비스를 충청, 강원, 전라, 제주 주요 지역까지 늘린다.
다만 와우할인은 쿠팡이 100% 비용을 부담하는 만큼 기업 출혈이 커진다. 쿠팡이 와우멤버십 가입자 수를 기반으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업계 점유율을 높인단 분석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올해 말 쿠팡이츠 점유율을 20%로 예상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2021년 쿠팡이츠가 한 집에 한 배달음식만 배달하는 '단건배송'을 업계에 도입해 비용 치킨게임을 연 적이 있다. 배달의민족이 '배민1' 등 서비스를 출시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며 "쿠팡이츠가 멤버십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2년 전과 같은 양상이 벌어질 수 있다. 요기요는 멤버십을 반값으로 낮추면서 대응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은 쿠팡이츠가 10% 할인 혜택을 선보인 후 하루 1건 10%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와우멤버십 가입자가 늘어남에 따라 서비스도 함께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경쟁과 관계 없다"고 말했다.
배달앱 고객수 2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요기요는 월 멤버십 가격을 반값으로 낮췄다. 요기요를 뒤쫓는 쿠팡이츠는 광역시에서 제공하던 와우할인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기로 했다. /더팩트 DB |
◆ 요기요, 멤버십 할인하고 대표 바꾸고…"2위 못 내준다"
요기요는 2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무료배달을 제공하는 멤버십 가격을 반값으로 낮췄다. 요기요의 MAU는 올해 10월 573만2281명으로 지난해 10월보다 100만 명 가까이 감소하면서 고객 방어에 '적신호'가 켜졌다.
요기요의 멤버십 서비스 '요기패스X'는 가입자에게 한 달동안 1만7000원 이상의 배달 주문에 배달비를 부과하지 않는 서비스다. 요기요는 20일부터 기존 9900원이었던 구독료를 4900원으로 무기한 할인한다.
오는 21일부터는 카카오와 손잡고 카카오톡에서 주문할 수 있는 '주문하기 by 요기요'를 론칭해 고객 접근성을 한층 키운다. 제임스 리 요기요 멤버십 프로그램 팀장은 "이번 프로모션이 요기요에 머무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요기요는 수장에 새로운 인사를 앉히면서 기업 분위기를 쇄신하겠단 의지도 내비쳤다. 지난 17일 1년 6개월간 요기요를 이끈 서성원 위대한상상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고, 이정환 전 오토플러스 최고경영자가 대표직에 선임됐다. 이 신임 대표는 사업전략 수립과 운영·재무 등 경영 핵심 전문가로 꼽힌다.
이 대표는 "팬데믹이 끝나고 변화가 큰 배달앱 시장에서 요기요가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최대치의 역량을 발휘하고 싶다"며 "배달 플랫폼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고객은 물론 협력 업체와 상생하며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MAU 1943만 명으로 업계 1위를 지켰다. 배달의민족은 2년 전 단건배송 경쟁으로 생긴 적자를 지난해 4241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했다. 배달앱 이용자 수가 갈수록 줄어드는 시장 상황에서 배달의민족이 다시 배달앱 할인 경쟁에 뛰어들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가격' 자체에 민감한 시기여서 쿠팡이츠가 고객 유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모바일 앱 고객은 실질 혜택이 뚜렷하지 않으면 쉽게 떠날 수 있다. 고물가 시대로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들은 할인 혜택을 늘린다고 한 플랫폼으로 옮기게 될 것"이라며 "쿠팡이츠는 쿠팡이라는 신뢰도 높은 모기업이 있어 소비자 친화도가 높다. 다른 배달앱도 가격 정책에서 뚜렷한 혜택을 내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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