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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3Q] 임종룡號 우리금융, 은행 의존도 높아졌는데…실적 마저 하락
입력: 2023.11.08 15:46 / 수정: 2023.11.08 15:46

비은행 계열사 성적표도 저조

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 2조438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4% 감소한 수치다.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 2조438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4% 감소한 수치다. /우리금융그룹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이 모두 발표됐다. 미국발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지속적인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지주사별로는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어떤 계열사가 그룹 실적에 '효자 노릇'을 했는지, '아픈 손가락'은 어디인지 정리해 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임종룡 회장이 이끄는 우리금융그룹의 3분기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비은행 강화'가 절실하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 2조438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한 규모다.

우리금융은 순익 기준 지난 상반기 5대 금융그룹 중 '최하위'에 머물렀으나 이번 3분기에는 업계 4위를 탈환했다. 그러나 3위인 하나금융그룹과의 격차를 좁히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3분기 누적 결 당기순이익 2조9779억 원을 시현했으며, 양사의 순이익 차이는 5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양사 순익 차이가 2000억 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 은행 의존도 94% 수준…비은행 순익도 급감

우리금융이 임종룡 회장 취임 후 좀처럼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아울러 우리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도 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그룹 전체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우리은행은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298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 줄어든 규모다. 올해 3분기까지 진행된 대손비용 증가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3분기까지 누적 대손비용이 1조789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우리금융의 경우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 증권 계열사가 없어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실제 3분기 누적 기준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주사 중 가장 높은 94.28%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은행이 실적 부진에 빠질 경우 그룹 실적 역시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은행 의존도는 2022년 3분기(89.48%)보다 4.8%포인트 높아졌다.

더욱이 비은행 계열사의 성적표도 부진했다. 우리카드는 3분기 누적 118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1% 감소한 규모다.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와 카드 가맹 수수료 감소 등으로 인해 순익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캐피탈도 34.8% 감소한 1090억 원의 순익을, 우리종합금융은 무려 73.5% 감소한 180억 원의 순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우리금융의 경우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94.28% 수준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더팩트 DB
우리금융의 경우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94.28% 수준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더팩트 DB

◆ '비은행 강화' 시급…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검토 두고는 업계 시선 갈려

취임 후 부진한 성적표만 받고 있는 임종룡 회장의 회장의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 안팎에서도 우리금융이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비은행 강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최근 정부가 은행이 이자를 통해 얻는 과도한 수익을 환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은행권의 전망이 좋지 않으리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임종룡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당시부터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 목표를 두고 비은행 강화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우리금융은 증권, 보험 외에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작업을 추진 중이다.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우리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한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건호 우리금융 상무는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충청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금융위원회에서 대주주 관련 매각 명령이 있는 저축은행은 합병이 가능하다는 개선 명령이 있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인수·합병 전략의 특별한 변동은 없다"면서 "저축은행, 증권, 보험사 등 적당한 매물이 있다면 인수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검토를 두고 업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경우 충청에 영업기반을 두고 있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영업구역을 수도권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과 재무 부담을 키우는 인수합병이 되면서 그룹 실적 악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시각으로 나뉜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15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관계자는 "증권사 인수에 대한 우선순위가 바뀌지는 않았다"며 "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우량 보험사도 적정 매물이 있으면 인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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