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잔액 많은 종목·IPO 시장 등에 투자자 '눈길'
증권가 "장기 상승 전망은 어려워 투자 주의 해야"
지난 6일 공매도 금지 이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 종목들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 | 이한림 기자] 금융 당국이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면서 국내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공매도 금지 첫날은 코스피가 5%, 코스닥이 7%대 급등하더니 다음 날은 전날 급등한 종목들의 무더기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 와중에 공매도 금지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로 분위기가 바뀐 종목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주까지 이렇다 할 상승 모멘텀 없이 횡보하다가 변동 폭이 확대된 종목이 있는가 하면, 공매도잔고 비중이 높았던 종목들은 반전을 기대하는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공매도 잔액이 많은 종목은 호텔신라, 롯데관광개발, SKC, 후성, 두산퓨얼셀(이상 코스피), HLB, 휴마시스, 엘앤에프, 에코프로, 네페스(이상 코스닥) 등이다. 이중 호텔신라와 에코프로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비중이 높아 지난달까지 국내 증시 약세장이 이어졌을 때 가격 조정을 받으며 낙폭이 컸던 종목이기도 하다.
이들은 공매도 금지가 시행되자마자 반전을 보였다. 6일 에코프로는 상한가(29.95%)를 그렸으며, 엘앤에프(25.30%)와 두산퓨얼셀(12.02%), HLB(14.38%)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해서다. 이날 하루 만에 코스피에서 7111억 원, 코스닥에서 4702억 원어치를 쓸어 담은 외인의 순매수세가 그간 공매도 잔액이 쌓여 과대한 낙폭을 기록했다고 평가를 받은 종목에 치우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지만 활기를 되찾은 시장 분위기에 따라 수혜를 입은 IPO 종목들도 빼놓을 수 없다. 7일 나란히 코스피와 코스닥에 각각 입성한 하이트론과 쏘닉스는 이날 모두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오는 8일 일반 청약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자금이 돌고 있는 증시 상황을 미소띤 채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공매도 금지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 시장에서 무분별한 투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6일 급등세를 기록한 종목들은 에코프로를 제외하면 모두 약세를 띠고 있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공매도 중단 후 신용 잔고는 하락하면서 레버리티 투자세가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공매도 잔고 비중이 많던 2차전지 주가 다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IPO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공매도도 중단된 마당에 급등한 종목들은 차익실현을 위한 쇼트커버링에 노출되기 쉽다. 공매도 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들은 공매도 금지 후 단기적인 상승이 뚜렷할 수 있으나, 단기적인 하락도 그만큼 쉬운 만큼 중장기적 상승 전망은 어렵다.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전보다 올랐거나 기초 체력이 좋은 종목을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