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상생 금융 압박에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하 여부 관심
하반기 손해율 상승 가능성 있어…11월 결정은 시기상조 의견도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상생 금융 압박에 내년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하가 이뤄질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상생 금융 압박에 내년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하가 이뤄질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하여부가 이르면 11월 중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손해보험사들은 겨울철 빙판 사고 증가 등의 가능성이 남아 있어 하반기 손해율이 상승할 수 있는 만큼 아직 보험료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손해보험사 일각에서는 연말까지의 손해율 추이를 보고 보험료 인하를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월부터 9월까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전월(77.8%) 대비 0.5%포인트 오른 78.3%를 기록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발생손해액을 경과보험료로 나눈 비율이다. 손해율이 떨어질수록 보험료 인하 여력이 상승하며 보험사들은 운영 비용 등을 고려한 자동차보험 적정손해율을 78~80%로 보고 있다. 손해율이 80%라는 것은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80원을 지급한 것을 뜻한다.
상위 5개 손보사의 9월 손해율은 평균 82.3%로 8월 평균(80.8%) 대비 1.5%포인트 올랐다. 삼성화재(85.1%), 현대해상(81.3%), DB손해보험(80%), KB손해보험(82.3%), 메리츠화재(82.8%) 등 모두 80%대로 올라섰다. 관련 업계에서는 9월 추석 연휴 등으로 인한 차량 운행 증가와 사고 건수 증가 영향으로 손해율이 악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상생 금융을 강조하고 있는 금융당국이 내년도 자동차보험료를 두고 이달부터 인하 압박을 가시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손보사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손보사별로 인하 폭은 다를 수 있으나 인하 폭으로는 최대 2%까지 거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9월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영업 실적' 발표 자료에서 "하반기 손해율이 상반기와 같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영업 실적에 기초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보험료 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올해 초 대형 손해보험 5개 사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차량 운행량 감소와 사고 감소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효과를 반영해 지난 2월 책임 개시 건부터 보험료를 2.0~2.5% 내렸다.
손보사 일각에서는 당국의 지속적인 보험료 인하 압박에 난처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더팩트 DB |
다만, 손보사 일각에서는 당국의 지속적인 보험료 인하 압박에 난처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단순히 일시적인 손해율과 연동해 인하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겨울철 빙판 사고 증가 등의 가능성이 남아 있어 하반기 손해율이 상승할 수 있는 만큼 아직 보험료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사고가 가장 많은 겨울철 손해율이 중요하다"며 "아직은 시기상조인 게 맞다. 연말까지의 손해율 추이를 보고 자동차보험료 인상 혹은 인하에 대한 방향성을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손해율은 겨울철 기온 급강하로 인해 빙판길 교통사고 증가, 배터리 방전으로 인한 긴급출동 건수 증가 등으로 통상 손해율이 올라가는 부분이 있다"며 "다만 남은기간이 2달이라 누적으로 보면 손익분기점을 넘지 않는 수준의 80%내이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를 단기 1년 손해율에 연동시켜서 생각하는 게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손해율이 양호하니 내리자고 하면 손해율이 높으니까 올리자가 성립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