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호진 전 회장 주거지·태광 계열사 압수수색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2021년 10월 충북 충주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이 8·15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지 두 달여 만에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망에 오르면서 태광그룹의 미래 사업 구상에 차질을 빚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태광그룹은 이호진 전 회장이 특별사면으로 복권되자 지배구조를 포함한 조직 재정비 작업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었다.
24일 경찰과 업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부터 업무상 배임·횡령 등 혐의로 이호진 전 회장의 주거지와 태광그룹 계열사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이호진 전 회장은 최근까지 직원들의 계좌로 허위 급여를 입금한 뒤 빼돌리는 수법으로 수십억 원을 배임·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진 전 회장은 지난 2019년 횡령과 배임, 법인세 포탈 등 혐의로 징역 3년을 확정받고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다. 그는 지난 8월 14일 광복절 특별복권 대상에 포함되면서 취업제한을 벗어나게 됐다.
태광그룹은 이호진 전 회장이 복권되자 "지속적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국가 발전에 힘을 보태고 경제 활성화 이바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호진 전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조금씩 해소되자 그가 경영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이 돌기도 했다.
태광그룹은 지난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최근에는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밑그림도 공개했다. 태광그룹은 이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의 경영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미래위원회'를 설립했다. 이 조직은 그룹 차원에서 일관성과 속도감 있는 ESG 추진을 위해 그룹의 비전과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태광그룹의 구체적인 목표는 불확실한 미래 경영환경 돌파와 제3의 창업을 위한 새로운 좌표 설정, 태광그룹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그룹 차원의 사회적 기여 제고, ESG 실천을 통한 조직문화 개선과 신사업 추진 가속화 등이다.
미래위원회가 그룹의 신사업 등을 계획하면 이호진 전 회장이 투자를 결정하게 된다. 이호진 전 회장의 투자 결정이 본격화하면 정체됐던 그룹의 분위기도 반전을 꾀할 수 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태광그룹과 계열사는 경찰의 압수수색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제기된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경찰의 수사에 성실하게 임할 방침"이라며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수사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언급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그룹이 도약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 일로 분위기가 침체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태광그룹은 대대적인 투자와 신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오너리스크'가 급부상하고 있어 긴장하는 모습이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