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기반의 운임 예측·복합 화물 연계 추진
3년 내 '물류 기업가치' 1조 원 달성 목표
진성주 티맵 화물 전략 담당이 지난 5일 서울 을지로 티맵모빌리티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자사의 '미들 마일' 시장 공략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
[더팩트|최문정 기자] 티맵모빌리티가 37조 원 규모의 '미들마일' 화물 운송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특히 정교한 데이터와 내비게이션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들마일 시장에서 수기로 작성했던 정보를 디지털화해 물건을 보내는 화주와 이를 운반하는 차주 모두 만족하는 플랫폼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를 바탕으로 3년 안에 화물 부문 기업가치를 1조 원 규모로 키워낸다는 목표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 5일 오후 서울시 을지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들 마일 시장 전략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진성주 티맵 화물 전략 담당과 송지원 티맵화물 담당 등 실무진이 참석했다.
미들마일 전략을 이해하려면 화물 운송의 전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화물 운송은 통상 퍼스트 마일-미들 마일-라스트 마일의 과정을 거친다. 퍼스트 마일에서는 원자재를 생산 공장에 전달하거나, 생산된 상품을 특정 국가 등에 배송하는 등 규모가 크고 이동거리가 긴 운반을 처리한다. 사용되는 교통수단 역시 선박, 항공, 철도 등의 대규모 인프라에 기반하고 있어 주로 대기업의 물류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 라스트 마일은 말 그대로 제품이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배송을 의미한다. 주로 택배나 퀵 서비스, 배달 등이 이에 속한다.
미들 마일은 말 그대로 퍼스트 마일과 라스트 마일 중간에 위치한 운송 전반을 통칭한다. 주로 공장과 물류센터, 항구·공항과 물류센터 등의 운송을 포함한 내륙운송 구간을 가리킨다.
지난 2020년 12월 SK텔레콤으로부터 분사한 티맵모빌리티는 초반부터 미들마일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막대한 인프라 투자와 대규모 고객사 확보가 필요한 퍼스트 마일은 플랫폼이 접근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라스트 마일의 경우, 이미 경쟁 우위를 유력 택배사들이 차지했고, IT기반 플랫폼들의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었기 때문이다.
진 전략 담당은 "2020년 통계청의 집계를 살펴보면, 국내 미들 마일 시장 규모는 37조 원에 이르는데, 티맵모빌리티는 이 시장을 기회로 봤다"며 "특히 이 단계는 디지털화가 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의 플랫폼·디지털 역량을 더해 발을 들여보고자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미들 마일 시장은 철저히 '아날로그' 방식으로 운영됐다. 화물을 옮길 차주를 수배하는 과정은 주로 전화를 사용하는 데다가 운임 역시 명확한 기준보다는 '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전산화된 기록을 남기기보다는 종이 영수증을 발급했기 때문에 양질의 데이터를 축적하기도 어려웠다.
진 전략 담당은 "담당자에 따라 가격이 변동되니 시장의 비효율이 증대되고 신뢰 문제가 발생하곤 했다"며 "운행 정보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시간과 물건 특성에 맞춰 가격을 자동으로 책정해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송지원 티맵화물 담당이 지난 5일 서울 을지로 티맵모빌리티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자사의 '미들 마일' 시장 공략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
티맵모빌리티는 예측 가능한 물류비용 책정과 복합 화물 연계를 통한 운송 비용 효율화에 중점을 둔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 2021년 미들마일 중개 스타트업 YLP를 인수했다. 이 회사가 지난 2016년부터 쌓아온 양질의 운송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티맵모빌리티는 2년 간 110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해 운임에 대한 솔루션을 구축하고, 지난 2월에는 '티맵 화물' 서비스를 론칭했다.
송 담당은 "어떻게 운송을 해서 가장 많이 물류비를 효율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사업자 플랫폼이 승기를 꽂을 수 있을 것"이라며 "물류비는 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외생변수가 매우 많고 어떤 사람이 중개하느냐에 따라서도 원가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잘 제어하고 효율화하는 게 숙제"라고 말했다.
티맵모빌리티는 데이터 기반의 가격 책정을 통해 화물 배차에 성공하는 확률을 크게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송 담당은 "티맵 화물의 경우, 올해 2월 출시 후 배차 성공률을 94%를 기록했으며, 이를 현재까지도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 요청 화물 정보를 입력하고 티맵이 단가를 보여줬을 때 그 가격으로 배차될 확률을 높여나가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맵은 자체 내비게이션 서비스의 강점을 가진 만큼, 정확한 위치 기반의 화물 추적 솔루션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가령 서울에서 부산으로 물건을 운반한 뒤, 부산으로 복귀할 때 인근 경기도의 물류센터를 경유해 추가로 짐을 운반할 수 있도록 해 수익성을 보장한다는 설명이다.
송 담당은 "지금 차주들이 물량을 싣지 않고 돌아다니는 비율이 약 40%"라며 "지속적으로 비용은 나가는데 수익은 극대화할 수 없는 구조다. 편도가 아닌 왕복 화물을 배차하면 운임이 저렴해지고 원가를 줄일 수 있는 복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티맵모빌리티는 이러한 미들 마일 시장 구조 혁신을 통해 3년 안에 자사의 화물 사업 평가치 1조 원에 도달한다는 목표다.
진 전략 담당은 "화물 운송 시장은 보수적으로 산정했을 때 기업 가치가 매출의 4~5배로 잡힌다"며 "티맵 화물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3년 내 화물 분야의 기업 가치는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munn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