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티웨이항공 등 화물전용기 도입·벨리카고 확대
사업 다각화 추진…대형사는 수익성 강화 치중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공항 직원들이 화물기에 수출 화물을 탑재하는 모습. /아시아나항공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화물사업을 축소하는 가운데, 저비용항공사들의 시장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대비 화물운임이 축소됐지만, 여객에만 치중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고 외부 변수에 대응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5일 항공업계에서는 저비용항공사 중 유일하게 전용 화물기를 운항 중인 제주항공이 이달 중으로 B737 전용 화물기 2호를 추가 도입한다. 제주항공은 이달 1일 화물 운송 사업과 관련해 경력직 채용도 시작하는 등 화물 사업 확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도입한 A330-300 항공기를 통해 여객기 하부 화물칸을 활용한 '밸리카고' 화물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내년까지 A300-300을 최대 3대 도입해 밸리카고 화물 사업 확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대한항공으로부터 전용 화물기 임대와 관련한 논의를 추진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과 관련해 유럽연합(EU)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화물부문 경쟁 제한 우려에 대응해 이사아나항공 화물 부문을 팔거나 임대해야 한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항공 화물 운임은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급상승했다가 최근 하락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1월 홍콩~북미 항공 화물운임지수(BAI)는 kg당 10.90달러 수준이었지만 올해 8월은 4.85달러로 주저앉았다. 항공 화물 운임이 낮아지는데도 저비용항공사들이 화물 시장에 적극 행보를 보이는 것은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이 커진데 따른 전략이다.
과거 코로나19 이전 저비용항공사들이 여객에만 집중하던 가운데, 글로벌 팬데믹 사태가 터지자, 대형항공사들은 화물 운송 비중을 늘려 버텼지만 저비용항공사들은 고스란히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외부 환경 요인에 휘둘리지 않도록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항공 화물 운임은 감소세지만 화물 운송량은 늘어날 조짐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을 보면 2023년 2분기 항공화물수송량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94만6900톤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국제 화물은 89만5000톤으로 전년 대비 7.9% 늘었다.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대형항공사들은 기존 여객항공기에 좌석을 뜯어내고 화물기로 개조해 고부가가치 상품을 운송하며 버텼지만 저비용항공사들은 여객 사업에 치중돼 있다보니 수익에 직격탄을 맞았다"면서 "팬데믹과 같은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수익성을 다각화한다는 측면에서 화물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형항공사들은 여객 신규 취항과 기존 노선 증편 등 여객 노선에 더욱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운임이 하락하는 화물 부문의 비중을 줄이고 늘어나는 여객수요를 확보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11월부터 베트남 푸꾸옥 노선을 신설하고 인천~가고시마, 인천~오카야마~인천 니가타 노선 항공편 운항을 재개한다. 이외에도 중국, 일본, 미주 지역으로 향하는 노선에 대해 증편을 실시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지난 9월 기준 여객 공급은 코로나19 이전의 85% 수준이며, 여객 노선 공급을 늘려 코로나19 이전 대비 90% 이상까지 회복할 계획이다"면서 "겨울방학 등 계절적 요인과 고객 수요에 따라 차별화된 스케줄을 제공하고 해외여행을 가는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여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