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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배당률 0.6% 실화?"…개미들 토로에도 삼목에스폼 '모르쇠'
입력: 2023.09.19 00:00 / 수정: 2023.09.19 00:00

삼목에스폼 소액주주연대 자진상폐 요청
서울 역삼동 본사와 김준년 회장 본가 앞서 시위 지속


삼목에스폼 소액주주연대는 7월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삼목에스폼 서울본사 앞에서 시위를 진행 중이다. /윤정원 기자
삼목에스폼 소액주주연대는 7월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삼목에스폼 서울본사 앞에서 시위를 진행 중이다. /윤정원 기자

[더팩트|윤정원 기자] 삼목에스폼 소액주주들이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가 성장가도를 걷고 있음에도 오히려 쪼그라드는 배당이 맞느냐는 이유에서다. 다만 삼목에스폼 측은 소액주주들의 토로를 모르쇠로 일관 중이다.

<더팩트> 취재진이 서울 강남구 삼목에스폼 서울본사 앞을 찾은 18일, 소액주주 두 명을 필두로 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었다.

7월 중순부터 집회를 진행 중인 소액주주연대는 '삼목에스폼 공전자산가치 1조9000억 원 vs 시가총액 2600억 원, 16년 동안 순이익 3900억 원 vs 소액주주 배당총액 52억 원'이라는 내용이 담긴 플래카드를 들고 줄곧 삼목에스폼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삼목에스폼 소액주주 관계자는 "앞서 삼목에스폼 측에서 현수막이든 카페글이든 회사 관련한 것들을 다 내려달라고 했다. 여름휴가 기간이기도 해서 사측의 요구를 받아들였으나 휴가가 지난 이후 삼목에스폼 측은 감감무소식이다. 다시 연락을 시도해도 전혀 응답이 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목빌딩. /윤정원 기자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목빌딩. /윤정원 기자

◆ 8년간 주당 배당금 100원 웬 말…지난해 시가배당률 0.60%

1985년 6월 설립된 삼목에스폼은 건설현장의 골조공사에 소요되는 거푸집류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국가산업기반시설 및 국민주거 생활용인 아파트 및 주상복합건물 확충에 기여함은 물론 재래식폼의 목재사용등을 대체한 알루미늄을 주소재로 생산하고 있다.

삼목에스폼은 국내 알루미늄폼(알루미늄 거푸집)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기도 하다. 3곳의 공장과 알루미늄폼, 하이테크폼, 알루미늄 서포트, 갱폼, 거푸집, 자동인양시스템 등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특허권과 실용신안권, 의장권, 상표권 등 다수의 지식재산권을 취득해 기술적 진입장벽을 구축하고 있다.

삼목에스폼은 지난 2018~2020년 3년간은 실적이 다소 부진했다. 매출액은 2017년 2540억 원을 기록한 뒤로 2020년 1165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신규 주택 공급물량 축소로 인한 건설수주 감소와 신규 소규모 업체의 시장진입으로 인한 단가 경쟁 등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고난의 시기는 길지 않았다. 삼목에스폼은 지난 2021년 영업이익 흑자전환 등 기분 좋은 반등을 알렸고, 이어 2022년에도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삼목에스폼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85.3% 증가한 3368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35.1% 증가한 718억 원, 순이익은 101.1% 늘어난 609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삼목에스폼의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1165억 원→2099억 원→3377억 원으로 상승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7억 원→303억 원→598억 원 등으로 크게 뛰었다. 삼목에스폼 측은 호실적의 배경에 대해 "사업부문 별 매출 증가 및 수익성 개선에 따른 변동"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반등하는 실적과 달리 배당은 수년 째 한 우물을 파고 있다. 삼목에스폼은 8년째 주당 배당금 100원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배당금도 1주당 100원으로 정해졌다. 시가배당률을 보면 도리어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2021년 기준 시가배당률은 0.72%이나 2022년에는 0.60%로 떨어졌다. 회사의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들에게 덜 환원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코스닥 상장사의 평균 시가 배당률이 1.88%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김준년 회장은 에스폼과 동일제강, 삼목에스폼 3개 회사의 대주주다. /윤정원 기자
김준년 회장은 에스폼과 동일제강, 삼목에스폼 3개 회사의 대주주다. /윤정원 기자

◆ 모든 잇속은 김준년家에?…개미들은 '울상'

결국 삼목에스폼 소액주주들은 결집에 나섰다. 삼목에스폼 주주연대는 올해 4월 3일 소수 주주 권리 찾기 운동에서 시작됐다. 같은 해 7월 12일 비영리법인 고유번호증을 받은 삼목에스폼 소액주주연대는 한국투자자연합과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컨두잇과 함께 주주 권리 찾기에 돌입했다.

삼목에스폼 소액주주연대는 회사의 실질 자산이 10년 동안 1조 원이 넘게 늘어났음에도 소액주주의 배당금 총액은 34억 원에 그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현금 배당은 유보율(6212%)과 과도한 감각상각비(10년 누계액·2514억 원)를 감안해 현실적으로 책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40만5634주)의 소각과 함께 추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요청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에스폼 지분율을 50% 이상으로 높이기 때문에 지주회사로서의 완성도도 높이지 않느냐는 설명이다.

삼목에스폼 소액주주연대 측은 회사를 이끌어가는 김준년 회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낮추지 않고 있다. 지배구조 최정점에 서있으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고뇌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임원·주요주주특정증권등소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29일 기준 삼목에스폼의 최대주주인 에스폼의 지분은 46.50%다. 김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을 합하면 66.84%가 회사의 손아귀에 있는 셈이다.

더욱이 에스폼은 김준년 회장이 지분 69.00%를 보유 중이다. 김 회장의 자녀인 김민정, 김은경, 김정은 씨 또한 각 10%씩을 갖고 있는 이른바 '오너 회사'다. 모든 수익은 100% 오너에게 귀속되는 구조다.

한 소액주주는 "김준년 회장과 그 자제들의 지분이 100%인 에스폼의 경우, 지난 2007년 자본금 10억 원 구멍가게였다. 하지만 지금은 3775억 원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자본금의 근원이 어디라고 보는가. 모두 털어서 주주배당금으로 환원해야 한다. 내부거래로 상장회사의 이익을 개인회사로 빼돌리는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다른 소액주주는 "삼목에스폼은 일 평균 거래량이 유통주식의 0.2%정도에 그친다"면서 "부실기업만 상장폐지를 할 게 아니다. 유동비율이라든, 주주환원이라든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극대화하는 개인회사는 자진상폐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소액주주들의 불만과 관련, 삼목에스폼 측은 "공식적인 회사 입장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삼목에스폼 소액주주연대는 사측과 소액주주간의 정상적인 대화가 이뤄질 때까지 삼목에스폼 서울본사와 김준년 회장 자택 앞에서 주주가치 제고 및 상장폐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목에스폼의 소액주주는 8723명으로, 도합 406만609주를 보유하고 있다. 총 발행주식 수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27.63%다.

한편, 1996년 4월 코스닥 시장에 발을 들인 삼목에스폼의 이날 종가는 전 거래일(1만7810원) 대비 0.22%(40원) 오른 1만7850원이다. 회사 실적이 내리막길으 걷던 2020년 3월 27일 4000원을 호가했던 것과 견주면 346%가량 상승한 수준이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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