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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조건으로 투자 받은 김슬아 컬리 대표, 올해는 수익 낼까?
입력: 2023.09.14 08:00 / 수정: 2023.09.14 08:00

컬리, 지난 5월 1200억 원 투자 유치…흑자전환 조건
대표 지분 줄까…판매관리비, 사무실 등 '외부 비용' 줄이기 시동


컬리가 올해 흑자전환을 조건으로 지난 5월 12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왼쪽 작은 사진은 김슬아 컬리 대표. /마켓컬리
컬리가 올해 흑자전환을 조건으로 지난 5월 12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왼쪽 작은 사진은 김슬아 컬리 대표. /마켓컬리

[더팩트|우지수 기자] 김슬아 컬리 대표가 경영 '승부사' 기질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올해 사상 첫 흑자전환을 조건으로 외부 자금을 투자받는 강수를 뒀다. 778억 원의 올 상반기 영업손실을 낸 컬리는 하반기에 약 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야 한다. 만일 흑자전환에 실패한다면 김 대표의 컬리 지분이 줄게 돼 재상장, 경영입지 등 타격이 갈 수 있다.

컬리는 흑자전환을 조건으로 투자를 유치하고 실적 개선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 5월 제3자 배정 전환우선주 방법으로 1200억 원의 외부 자금을 투자받았다. 컬리가 올해 적자 행진을 끊지 못하면 투자사에게 전환되는 전환우선주식이 약 절반 가격으로 조정된다.

김 대표는 컬리의 성과를 앞당기기 위해 과감한 외부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자에게 자금을 받고 새 주식을 발행해 전달하는 제3자 배정 전환우선주 방법으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게 1000억, 아스펙스캐피털에게 200억 원 규모로 투자받았다. 투자사는 한 주를 6만6146원으로 책정했고 각각 151만1761주, 30만2352주씩 1대 1 비율로 전환받을 예정이다. 컬리는 투자 조건으로 올해 흑자전환을 내걸었다. 실패한다면 1대 1 비율로 전환하기로 한 주식을 1대 1.8462343, 한 주당 3만5829원으로 변경해 투자사에게 전환해야 한다. 같은 투자금액이지만 더 많은 주식이 투자자에게 지급되는 것이다.

만약 흑자전환에 실패하고 절반 가격으로 주식을 늘려 발행한다면 김슬아 대표의 주식 지분율이 낮아진다. 상반기 기준 5.92%의 지분을 가진 김 대표의 컬리 지분이 5.7%로 0.2%포인트가량 줄게 된다. 주요 주주가 외국 투자사인 컬리의 김 대표 주식 지분이 하락한다면 재상장, 의사결정 등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컬리는 지난해 상장 기업공개 과정에서 낮은 창업자 지분율을 지적받으며 고초를 겪었다"며 "대표 지분이 줄면 재상장을 노리는 컬리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의 지분은 2019년 말 10.7%였지만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받으며 2020년 말 6.67%로 줄었다. 2021년 말에는 5.75%까지 감소했고 지난해 말 다시 6.25%로 늘었다. 컬리의 최대주주는 외국계 투자사들로 앵커PE 10.88%, 힐하우스캐피탈 10.33%, 세콰이어캐피탈 차이나 8.86% 등으로 구성됐다. 컬리 관계자는 "이번 투자로 대표 지분율에 당장 큰 변화는 없다.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지난해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컬리는 올 1월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컬리는 2021년 12월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게 4조 원 규모로 인정받으며 2500억 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 투자를 받았지만 지난해 말 비상장시장에서 몸값 1조 원 규모로 반의 반 토막이 났다. 업계 관계자는 "설립 후 계속된 적자와 팬데믹을 겪으며 물류센터 증축 등 비용부담이 커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상장 철회 이유를 분석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컬리는 사상 첫 흑자전환에 전면 도전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컬리의 영업손실은 △2016년 88억 원 △2017년 124억 △2018년 337억 △2019년 1013억 △2020년 1163억 △2021년 2177억 △2022년 2334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컬리의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778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약 429억 원 개선됐지만 흑자 전환을 위해선 하반기에 800억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야 한다.

컬리가 판매관리비, 자회사 합병, 사무실 효율화 등 비용 군살 빼기에 열중이다. /더팩트DB
컬리가 판매관리비, 자회사 합병, 사무실 효율화 등 '비용 군살' 빼기에 열중이다. /더팩트DB

컬리는 특히 집안 살림살이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양새다. 차량관리비, 광고비 등 줄일 수 있는 판매관리비부터 손봤고 이후 자회사 합병, 사무실 정리, 서비스 확장 등 다방면으로 열을 올리고 있다. 컬리의 올 상반기 포괄 판매관리비는 3764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22‬억 줄었다. 올 상반기 판매관리비를 살펴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차량유지비를 95%만큼 줄였고 광고선전비, 장기종업원급여, 지급임차료 등 항목을 큰 폭으로 아꼈다.

컬리는 지난달부터 서울 강남구 외부 사무실을 정리하고 조직을 본사로 모으고 있다. 또 자회사로 운영하던 브랜드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업체 플래너리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영업, 지원 조직 등을 축소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비스 확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새롭게 뛰어든 화장품 새벽배송 서비스 '뷰티컬리'는 출시 후 9개월 동안 누적 구매자 300만 명, 주문 400만 건을 넘어서며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7월 기준 컬리 누적 가입자도 1200만 명을 넘으면서 유저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흑자전환을 위해 판매관리비부터 개선하고 있다. 최근 오프라인 행사 등에서 사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컬리 역시 비효율의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흑자전환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컬리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지 5년이 돼 간다. 기간이 비교적 오래 됐으니 투자사의 눈치를 안 볼수 없을 것"이라며 "최초 흑자전환이라는 강수를 두면서 성과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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