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성능 개선 위해 데이터 분석 '필수'
배터리·중고차 업체 협업 통해 데이터 수집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인증 중고차 사업을 통해 차량 이력 확인과 정밀한 성능·상태 진단을 병행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수명과 데이터를 수집해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 등을 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팩트 DB |
[더팩트|박지성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인증 중고차 사업이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를 대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량 이력 확인과 정밀한 성능·상태 진단을 병행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수명과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해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 등을 개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기아는 다음달부터 인증 중고차 사업을 개시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배터리 등 새로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성능 개선을 위해서는 기존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의 주행·충전 중 배터리 내부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대차·기아는 인증 중고차 시장을 활용해 중고 전기차의 배터리 데이터를 수집해 신차 개발에 적용시켜 상품성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배터리 제조사들도 중고차·렌터카 업체들과 손잡고 배터리 데이터 수집에 나서고 있다. SK온은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와 전기차 배터리 상태를 진단하고 가치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는 국토교통부 산하 단체로, 중고차 성능상태 점검과 가격 산정을 조사한다.
또 SK온은 중고차 거래기업 케이카·오토허브셀카, 렌터카 업체 SK렌터카, 충전 플랫폼 이브이 인프라와 함께 배터리 진단 협업을 실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롯데렌탈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주행 데이터 확보에 나섰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고성능 전기차와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기차 개발을 위해선 중고차 시장을 활용해 기존 전기차 배터리 데이터를 수집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보고있다. /박지성 기자 |
현대차그룹은 최근 배터리 내재화를 위해 남양연구소에 배터리 개발 전문 조직을 구성해 배터리 시스템, 차세대 배터리 등 기능별 전담 조직을 마련했고, 서울대 관악캠퍼스에도 '현대차그룹-서울대학교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를 개관했다. 아울러 국내 1위 비철금속 기업인 고려아연과 배터리 소재사업 제휴를 발표하고, 기아·현대모비스와 공동 투자해 설립한 미국법인 HMG글로벌을 통해 5272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고려아연 지분 5.0% 확보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내재화 전략을 펼치고 있어 향후 배터리 데이터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다. 배터리 내재화는 배터리 공급 업체에서 부품을 조달 받는 것이 아닌 자동차 업체가 직접 배터리를 생산하고 즉시 공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현대차·기아는 고성능 전기차와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기차 개발에 힘쓰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이 같은 차량 개발을 위해선 중고차 시장을 활용해 기존 전기차 배터리 데이터를 수집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보고있다. 전문가들은 성능 좋은 전기차 개발을 위해선 배터리 데이터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 등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현대차·기아가 인증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한 명분"이라며 "데이터가 있어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앞으로 나올 전기차들은 기존에 출시된 전기차와는 비교할 수 없기에 계속해서 새로운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