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9월 코스피 2400~2650선 제시
美 8월 CPI·주요 기업 3분기 실적 전망 등 관건
증권사들은 최근 9월 증시 전망에 대해 코스피가 2400선에서 2650선 안팎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이한림 기자] 전통적인 약세장 흐름을 보인 9월 국내 증시가 8월부터 이어진 하락 기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와 예상보다 경제 회복이 더딘 중국 시장의 변수 등에 따라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은 최근 애널리포트를 통해 9월 증시 전망을 내놨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한화투자증권 2350~2750 △신한투자증권 2400~2650 △현대차증권 2440~2620 △다올투자증권 2440~2660 △삼성증권 2450~2650 △키움증권 2450~2680 △교보증권 2450~2700 등이 코스피 예상 범위(밴드)를 제시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증권사들이 9월 코스피 저점을 2400선 안팎으로 내다본 점이다. 9월 첫 장이던 지난 1일 코스피가 미국의 8월 고용지표 둔화 등에 따른 금리 동결 기대감으로 2563.71로 거래를 마치며 전주 대비 1.77% 올랐기 때문에 이보다 더욱 하락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4일 오후 1시 20분 기준 2574.01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고점은 2650선 안팎으로 전망됐다. 역시 9월 첫날 지수보다 높게 뛴 수치다.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불안 요소를 극복할 경우 상승장을 이어갈 수 있으나, 저점과 고점 갭(GAP)이 크기 때문에 그만큼 불확실성이 높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물가가 정점에서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기 때문에 긴축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발언했다. /AP.뉴시 |
증권사들은 9월 증시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변수로 오는 19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에 앞서 13일 발표될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로 꼽았다. 8월 CPI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 때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리는 9월 FOMC에서 동결될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8월 CPI가 예상보다 높다면 여전히 매파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조에 따라 11월 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여지가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8월 잭슨홀 미팅에서 매파적 톤을 유지하면서 9월 FOMC까지 긴축 경계감이 지속되고 향후 금리를 확인하고 투자하려는 심리가 강해졌다"며 "미국 긴축의 막바지 국면이란 점은 주식시장 하방 압력을 버티게 하지만 금리 변동성 등 여러 변수가 상단을 제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9월 증시가 전통적 약세장이라고 불린 원인 중 하나인 기업들의 실적 동력 악화 우려도 부담스럽다. 8월 잠정 수출 증가율이 -13.2%를 기록하면서 2분기 부진을 다소 완화했지만, 예상보다 회복이 더뎌지고 있고 바닥을 찍은 것으로 전망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IT 업종들의 부진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지난달 31일 기준 각각 -5.24%와 -4.84%다. 이중 삼성전자는 지난 1일 하루 만에 6.12%(4100원) 오르며 반등했지만, 적자 경영을 이어가는 SK하이닉스는 9월 들어서도 주가가 뒷걸음질 치고 있다.
한편 7월과 8월 시장을 지배했던 테마주 중심의 자금 이동이 9월 이어질 여부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다. 계절성을 감안할 때 투자 적기로 꼽히는 배당주가 주목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배당주는 매년 4, 9, 12월 좋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경향이 있다"며 "상반기 실적이 공개된 후 9월께 배당이익에 대한 윤곽이 잡힌다. 배당수익률을 높이려는 투자자가 주로 배당주에 관심을 두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