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따른 대출 상환유예 조치 9월 말 종료
금융당국 "부실 우려 수준 아냐"…시장은 대출 연체율 상승 걱정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만기연장‧상환유예 제도가 오는 9월 종료된다. /더팩트DB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 대출 상환유예 조치가 9월 말 종료되는 가운데 연체율 상승이 예상되면서 은행권에 비상이 걸렸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지원 중 대출 상환유예 조치가 9월 말 종료된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 확산에 따른 소상공인의 부담 완화를 위해 지난 2020년 4월부터 대출 특별 만기 연장과 상환유예 조치를 시행했다. 이 조치는 그동안 6개월 단위로 연장됐지만, 지난해 9월 5차 연장 당시 만기 연장은 2025년 9월까지, 상환유예는 다음달 9월까지 지원하기로 확정했다. 다만 상환유예 차주는 2028년까지 최대 60개월간 유예된 원금·이자를 분할 상환할 수 있고, 유예된 이자에 대해서는 최대 1년의 거치기간을 부여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원금 상환유예는 4조1000억 원 규모로 전체 만기연장·상환유예 대출잔액의 5.5%를 차지한다. 지원 차주는 1만 명이다. 이자 상환유예 대출잔액은 전체의 1.5%에 해당하는 1조1000억 원, 차주는 800명이다.
금융당국은 순조로운 연착륙을 보이고 있어 부실이 터질 일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세훈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지난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연착륙 현황' 브리핑을 통해 "향후 3년 동안 일괄적으로 만기연장 조치를 취했고 상환유예도 오는 9월 대출금을 회수하는 게 아니라 은행과 협의토록 한 상환계획서에 따라서 향후 3~4년에 걸쳐서 대출금을 나눠 갚기로 돼 있는 상황"이라며 "9월 말이 된다고 해서 대출 만기가 일괄적으로 돌아오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금융지원책 종료 등의 여파로 '부실 뇌관'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팩트 DB |
특히 만기연장·상환유예 지원대상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부실 위험을 낮추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대출잔액 100조1000억 원, 차주수 43만4000명에서 올해 3월 말 85조3000억 원, 38만8000명으로 감소했으며, 올해 6월 말에는 76조2000억 원, 35만1000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부실 뇌관'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금융지원 조치가 지난 3년 동안 지속 연장을 거듭한 만큼, 가려진 부실 리스크에 대한 위기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금융지원책 종료 등의 여파로 국내 은행의 대출 연체가 더 늘어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다음 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이 종료되는 점을 우려했다. 레나 쿽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시중은행이 하반기에 대출 연체 증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취약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하반기에 대출 연체율이 계속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부실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며 "현재도 고금리로 이자를 갚기 힘들어하는 차주들이 많다. 다중채무자들의 경우 더욱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금융 지원이 종료되면 차주들의 연체 리스크가 이전 대비 당연히 상승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동안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둬 리스크를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